"엔저 현상 대안 마련 필요"
현대경제硏, '엔저에 따른 한·일 수출 비교'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엔저에 따른 한·일 수출 비교' 보고서를 통해, 엔저 현상에 따른 한국 수출 경쟁력 악화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엔 환율 900원 선이 붕괴되고 원/엔 실질실효환율이 2015년 5월 163.8포인트로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엔화 대비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은 중국, 독일, 미국을 제치고 한국과 수출 경합도가 가장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엔저 현상 지속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한 안정화 대책, 국제 공조 강화 등을 통해 원/엔 환율의 변동성 축소 및 엔저 현상 장기화 대비 ▲중소·중견 기업의 환위험 피해에 대응한 무역보험·유동성 지원·외환 리스크 관리 등 지원 강화 ▲한국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촉진 및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 ▲장기적인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선 양국의 달러 표시 수출 가격 추세를 분석한 결과 원화 강세 지속으로 한국보다 일본의 수출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이후 양국의 수출 가격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 가격은 2013년 -1.9%, 2014년 -2.2% 하락에 그친 반면, 일본의 수출 가격은 2013년 -9.2%, 2014년 -4% 하락해 2013년 이후 한국보다 일본의 수출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속·기계·전자·수송·섬유 등 대부분 주력 산업에서 한국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일본보다 악화하고 있다. 특히 수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동차 등 수송 산업은 일본의 수출가격이 2013년 -9.1%, 2014년 -2.8%, 2015년 1~4월 -8.1% 하락하면서 한국보다 더 크게 하락하고 있다.
또 양국의 수출 물량 추세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수출 물량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나, 일본은 2015년 들어 수출 물량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증가세를 추월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본은 엔저 현상으로 수출가격이 하락하면서 2014년 이후 수출 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 2012년 이후 수출 물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2015년 1~4월 전년 동기 대비 한국의 수출 물량 증가율은 2.3%, 일본의 수출 물량 증가율은 3.2%로 최근 5년래 처음으로 일본이 한국을 웃돌았다. 산업별로는 금속·수송·섬유 산업에서 한국 대비 일본의 수출 물량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자동차 등 수송 산업은 2년 연속 감소했던 일본의 수출 물량이 2015년 1~4월 들어 1.3%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 물량은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2015년 1~4월에는 -5.2% 감소했다.
더불어 가격 및 물량 요인 분석 결과 한국은 가격 하락에도 물량 증가세가 둔화하며 수출이 위축되고 있으나, 일본은 가격 하락에 힘입어 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수출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2년 이후 수출가격 하락에도 물량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일본은 감소하던 수출 물량이 2014년 이후 증가세로 선회한 것이다. 한국은 일본 대비 수출 증가세를 지속해왔으나 이러한 영향으로 2015년에는 일본보다 수출 감소 속도가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 등 수송 산업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2015년 1~4월 자동차 등 수송산업의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한국이 -7.5% 하락했으나 일본은 -6.8% 하락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