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비철금속 일일 시황 [현대선물]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2015-07-01     박진철

  사실상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으로 디폴트 상황이 됐지만, 시장은 우려보단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일 전기동 가격은 전일 대비 0.62% 하락한 $5762에 마감했다.

  그리스가 IMF에 갚아야 할 15억유로를 갚지 못하면서, IMF 빚을 체납한 첫 선진국이 됐다. 규모 역시 IMF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그리스가 현지시간 화요일 오전에 막판 상환 연장을 요청했으며, IMF 이사회가 '적절한 시기(in due course)'에 이 요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IMF가 그리스의 상환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지했다. 또한,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에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시장은 이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중국도 그렇다. 증시는 급락에서 벗어나 크게 상승 마감했다. 금리와 지준율 인하에도 냉랭했던 시장이 당국이 직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해 주식을 매수할 것이란 소식에 반응한 것이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전보다 나아진 거 같다. 돌발상황만 없다면 추세가 급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한편, 주목해야 할 건 재고다. 30일 전기동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요 우려에도 감소세를 보였던 흐름을 뒤집는 것이다. 물론, 재고 증가를 무조건 수요 둔화가 심화한 것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이는 이전 대비 증가한 차익 거래 기회와 파이낸싱 딜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량의 재고가 증가한 만큼 추후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단, 재고가 증가한 곳은 기존 재고 증감 지역은 아니다. 재고가 증가한 곳은 로테르담(Rotterdam)으로 30일에만 1만4,750톤이 증가했다. 과거 5,000톤 이하 재고만 있었지만, 근래 들어 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6월 들어 2번이나 1만톤 넘게 재고가 증가했다. 이는 로테르담이 다른 유럽 지역들 대비 세금 등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기동 예상 레인지: $5,692~5,806 


알루미늄 –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미 알루미늄 가격 바닥은 수차례 바뀌었고, 지난해 최저가($1,675)에 근접했다. 거기에 대외적인 상황만 놓고 보면 지금 하락세가 쉽사리 끝날 것 같지도 않다. 그리스도 중국도 어느 곳 하나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대는 다시 살아났지만 상황이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남아 있다.

  분위기만 보면, 당연히 매도가 맞다. 지금의 불확실성이 언제 끝날지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면역력이 생겼다고 본다. 같은 이유로 장기간 하락하면서, 반응은 갈수록 무뎌지고 있다. 그리스 문제가 어떻게 결론나든 결과만 나오면 가격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그 충격으로 일시적인 조정은 피할 수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가볍게 털고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가격은 빠지고 있지만, 포지션 움직임은 변하고 있다. 아직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정황상 앞서 언급한 대외적인 상황에 대한 해석과 포지션 움직임이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모든 세력들의 매수 포지션이 증가했다. 최근까지 아래쪽으로 향하던 그래프가 모두 위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포지션만 보면 확신할 수 없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 알루미늄 가격이 바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격은 빠지기보다는 횡보하고 있다. 우려 때마다 가격이 빠지긴 했지만, 그게 전부다. 그 외 상황을 볼 때 가격이 빠질 때마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 같다.

  우선, 파이낸싱 딜(Financing Deal) 가능성을 보면 현물과 3개월물 스프레드(Cash-3M Spread)가 콘탱고로 심화하면서 Forward curve를 활용한 파이낸싱 딜의 수익성이 커졌다. 재고가 LME 창고를 빠져나가고 있지만, 모두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줄고 있다.

  다음으로 알루미늄 현물 프리미엄 하락이 멈췄다. 재고가 풀리고, 수요가 둔화하면서 알루미늄 현물 프리미엄은 빠른 속도로 빠졌다. 이는 다시 수요 둔화 우려를 자극해 가격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최근 흐름을 볼 때 프리미엄 하락세는 멈춘 것 같다. 지난달 중순부터 횡보하던 프리미엄은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공급도 줄고 있다. 환율을 고려해도 생산업체 입장에서 지금의 가격을 간과할 수 없었다고 본다. 수익성을 위해 생산업체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단 하나, 생산 감소나 중단이다. 실제로 이미 다수 업체가 공급을 줄이고 있거나 줄였다. 전일에도 대형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Alcoa)가 제련소 한 곳을 영구히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련소 생산량은 연 10만톤 수준이다.



귀금속

  디폴트를 향해 치닫는 그리스 위기에도 강력한 안전 자산 수요를 끌어모으는 데 실패하며 귀금속가격이 하락했다. 달러 강세와 증시 반등도 금을 압박했다.

  뉴욕장 후반 금 현물은 전일 대비 0.7% 내린 온스당 1,171.05달러를 기록했다. 일 중 저점은 1,166.35달러였다. 금은 월간으로는 약 1% 하락했다. 이날 달러는 상승을 기록했다. 그리스 우려에도 아시아와 미국 증시도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는 놀랍게도 안전 자산 매수세는 현실화하지 않았다며, 어쩌면 그리스의 디폴트 영향이 유럽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안전 자산 수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금값은 이번 일요일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가파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는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개혁안을 놓고 오는 5일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