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자동차, 이란 핵협상 타결 최대 ‘수혜’
국제 유가 추가 하락…세계 교역에 긍정적 영향
자동차·철강 거래 ‘재개’…건설 대규모 수주 기대
‘P5+1(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이 완전히 타결됐다. 미국 의회 통과 여부 등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등의 검증을 거쳐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포함)제재가 단계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이번 협상 타결로 중동의 최대 시장인 이란이 36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 중동 국가 가운데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이란 시장이 열리면서 세계경제에는 이란발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유 관련 예측 기관들도 경제제재가 본격적으로 해제되면 국제 원유 시장에서 이란 원유 수출 증가의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현재 확보한 3,000만 배럴의 원유 재고는 생산능력과 무관하게 당장 수출 물량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거래 업체 에바트레이드는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추가로 시장에 유입되면 유가는 30달러대로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앞으로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하면 세계 교역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T년)과 세계 교역 증가율(T+1년) 간 ‘부(負)의 관계’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유가가 추가 하락하면 세계 교역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제재로 한국은 ▷금융 및 무역 거래 ▷에너지·조선·항만 ▷철강 등 원자재와 반제품 금속 ▷자동차 조립 거래 등에 제한을 받아 왔다. 이번에 제재가 풀리면 이란 정부는 가스·정유 플랜트 공사는 물론 토목·건축 프로젝트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란발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 규모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다음으로 커 이번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은 시간이 갈수록 파급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3년 11월 이란의 경제제재가 일부 완화됐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로 이란과 거래를 재개하지 않았던 자동차·철강이 이번 핵 협상 타결로 최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까지 2만 대 안팎의 완성차를 이란에 수출했다가 2012년부터 수출이 중단됐다. 철강도 2009년까지 이란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2010년부터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경제제재 조치 이전에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 건설업계도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대우 등 대부분의 한국 건설 업체들은 “미국이 포괄적으로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킨 뒤 이란에서 대형 공사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대규모 공사가 나오면 한국 건설 업체들이 이란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