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건설·전자, 글로벌 경쟁력 약화

글로벌 5,000대 기업, 2004년 대비 14개 줄어

2015-08-26     이진욱

  전자, 자동차, 건설, 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6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기업들은 작년에 이어 매출이 줄고 이익률은 저하되는 경영성과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 불황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부진은 그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세계적 연구정보회사인 톰슨로이터의 국가별 글로벌 경쟁력 추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5000개 기업 명단에 한국은 182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04196개와 비교하면 14개나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5000개 기업의 이익 비중에서도 한국은 작년 2.3%10년 전 3.6%보다 1.3%포인트나 하락했다.

  산업별로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 실태가 더 심각하다. 한국 경제의 발전을 주도했던 중추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 하락이 현실화됐다.

  국내 대표 수출산업인 전자와 자동차는 글로벌 성장성 순위가 20044위와 6위였지만 작년에는 11위와 12위로 추락했다. 건설(710), 화학(713), 철강금속(59), 유통(912), 서비스(513) 산업들도 2004년 대비 작년 순위가 일제히 떨어졌다. 성장성·수익성·점유율을 합친 종합 순위도 전자(49), 자동차(415), 건설(1215), 화학(1113), 철강금속(711), 유통(611), 서비스(1315) 등 전 산업이 대폭 후퇴했다.

  반면 최근 저성장 위기에 접어든 중국은 지난 10년간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가장 많이 성장했다. 중국은 글로벌 5000개 기업에서 자국 기업 수가 2004308개에서 작년 720개로 두 배 이상 늘어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들의 매출 비중도 20042.6%에서 작년 11.8%로 급증했고, 이익비중도 3.9%에서 11%로 대폭 확대됐다.

  중국의 빠른 성장 속에 미국은 글로벌 5000개 기업 순위에서 20041183개였던 게 작년 1262개로 소폭 성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속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지홍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였던 자동차·전자 산업이 최근 2~3년 동안 상대국보다 더 부진한 모습이 뚜렷하다""서비스, 유통 등의 산업들도 경쟁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데다 환율여건도 우호적이지 않아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