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간 화합으로 생산성 결실
1개 라인서 6개 차종 생산, 3년간 생산성 30% 향상
올해 누적 생산량, 완성차업계 내 유일하게 증가세
최근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만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의 약진에 지난달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쌍용차 등은 1~9월 국내 누적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르노삼성은 무려 59%증가한 15만108대를 생산했다.
르노삼성의 이 같은 성장은 수출물량 확대가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수출물량만 119% 증가했다. 여기에는 소형 SUV 닛산로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9월 본사로부터 연간 10만대의 물량을 배정받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전량 북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 르노삼성 약진 비결, 생산성 향상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잘나가는 비결은 노사간에 있어 생산성 향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공장은 한 개 라인에서 2~3개 차종을 생산한다. 반면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라인에서 6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라인에서 다수의 차종을 생산하는 것은 그만큼 일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노조에서 반대한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생존을 위한 생산성 향상에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본 규슈의 닛산공장을 벤치마킹해 1라인 다차종 생산체제를 확립했다. 결과적으로 3년 만에 생산성이 30% 정도 향상됐다.
르노 그룹이 실시하는 전 세계 19개 공장 대상 생산성 평가에서 부산 공장은 지난 2012년 10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6위까지 순위가 올랐다.
▲ 노사 화합도 성장에 일조
과거 2010년 연간 생산대수가 27만대에 달했던 르노삼성은 2013년 13대 이하로 떨어지며 생산대수가 반토막이 났다. 회사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노사 간 화합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노사 간에 생산성 확보를 위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올해 7월만 해도 르노삼성은 호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에 업계 내에서 가장 먼저 합의를 이끌어냈다.
타 업체들이 파업을 불사하며 쟁의를 벌이는 가운데서도 한 달만에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낸 것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인건비는 현대차의 평균임금에 비해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경직된 노사 문화로 국내 생산이 정체를 겪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 르노삼성, 포스코서 소재조달 “경쟁력 강화”
르노삼성은 세계적 품질을 자랑하는 포스코에서 대부분 소재 조달을 하고 있다. 타 완성차업체가 중국산 등 자동차강판을 적용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포스코는 세계 10위권 내 완성차업체에 모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르노삼성은 전량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도 르노삼성과 포스코는 전략적 협력 강화 차원에서 MOU를 체결했다. 지난 8월 양사는 신차 개발에 따른 고강도 강판 개발, 신소재 적용 등에 대한 기술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미 르노삼성의 SM7노바 차량에 세계 최초로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했으며 최근에는 도넛 형태의 LPG 탱크 개발 등 협력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르노삼성의 본사인 프랑스 르노자동차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이오랩(EOLAB)’에 경량화 솔루션을 제공해 1ℓ의 연료로 100㎞ 운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이오랩에는 트윕강(900TWIP), 프레스성형강(2000HPF) 등 초고강도강과 마그네슘 판재 등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 제품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