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한국철강협회 권오준 회장
지난해 우리 철강업계는 전세계적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우 힘들고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철강산업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철강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철강인 여러분!
최근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이 1억톤을 넘어서면서 국내 철강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철강재 가격은 급락하여 200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적 철강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현재 17개국으로부터 총 70건의 규제 및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UN 파리 기후변화협약 타결로 우리 철강업계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생산을 줄이거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등 글로벌 환경규제도 수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새해에도 우리 철강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과 시련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철강산업의 변화와 혁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위기극복과 재도약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새해 우리 철강업계가 역점을 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철강업계 전반에 걸친 과감한 구조개혁을 가속화하여 체질을 강화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세계 철강산업의 과잉설비는 무려 7억톤에 달하고 있고, 한국 철강산업도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노후, 비효율 설비의 폐쇄 및 매각, 생산 중단 등을 통해 지난 3년간 840만톤의 설비를 조정하는 등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을 추진하였고, 현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업계의 선제적인 구조조정은 현시점에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지만, 미래 생존기반을 굳건히 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또한 향후 우리 철강업계는 설비증설 위주의 외형 확대에서 내실 있는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여야 할 것입니다.
둘째, 수요업체와의 상생을 통한 위기극복을 위해서 산업 생태계 강건화에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 수입재 증가로 내수시장의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생산, 유통, 소비 등 각 부분의 협력이 약화되는 등 철강산업을 둘러싼 생태계의 건강성이 매우 악화된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소재산업인 철강업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으며, 우리 철강업계가 전방산업인 자동차, 조선, 기계 등의 수요업계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 것만이 수요산업을 튼튼히 뒷받침하는 동시에, 국내 철강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한, 철강업계는 극한적 원가절감 노력으로 자생력을 강화하고, 수입 철강재에 대한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에도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철강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핵심기술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기술력은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 인도 등 후발국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며, 동시에 선진 철강사를 따라잡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넛 크래커(Nut Cracker)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강업계는 산․학․연․관과의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여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부가가치가 높은 전략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철강산업은 전무후무한 격변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격변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자명합니다. 그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합시다. 철강인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새로운 불씨를 지피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 바치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갑시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각오와 창조적 혁신의 자세로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갑시다.
새해에도 철강인들의 용광로와 같은 뜨거운 분투를 기대하며, 여러분의 가정과 회사에 희망이 실현되고 즐거움이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2016년 1월 1일
한국철강협회 회장 권오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