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재고', 사우디의 또다른 敵

2016-03-03     송규철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셰일업체들과의 싸움에서 이겨도 '원유재고'라는 또 다른 적을 만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셰일오일 생산이 감소해도 원유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면 유가는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으로 셰일업체들이 문을 닫으며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사우디가 유가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원유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4년 이후로 비축된 원유재고가 10억배럴 이상으로 2017년말까지 더 쌓이면 원유재고를 소진하는 데에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마이크 위트너 석유 담당 부장은“연말로 가면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더라도 시장은 재고 감소의 증거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1998년~1999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원유 수요가 급감했던 때를 예로 들면서 당시 유가 반등도 선진국의 재고가 감소하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재고 감소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컨설팅업체 JBC에너지는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어 이르면 올 여름 재고 소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폴 호스넬 원자재 리서치부장은 “수요를 과소평가하고 공급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어 '사라진 원유(저장고로 옮겨진 원유)'란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