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인하와 QE 확대... '背水陣'
기준금리 0%, 예금금리 추가인하, 양적완화 규모 확대
은행 수익성 악화, 회사채 부실 등 우려
2016-03-11 송규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와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양적완화(QE) 규모를 확대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디플레이션 함정을 뒤에 둔 '배수진'인 것이다.
10일 ECB는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로 낮추는 한편, 예금금리도 기존 -0.3%에서 0.1%p 더 낮춘 -0.4%로 결정했다. 국채와 지방채 외에 비은행 기업 발행 회사채도 매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양적완화 규모도 기존 월 600억유로에서 월 800억유로로 확대했다.
ECB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현재 유럽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3, 4분기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은 0.3%에 머물렀고 인플레이션률은 지난 1월 0.3%에서 2월 -0.2%로 크게 떨어졌다.
이날 ECB는 올해 인플레이션률을 1.0%에서 0.1%로, 경제성장률을 1.7%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전문가들은 ECB의 경기 부양 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자소득이 소비지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고 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회사채 디폴트 등에 대한 경계도 강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ECB가 금리를 0.1%포인트 내리면 유로존 은행들의 수익은 5%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추가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