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공비 협상, 제강사 ‘느긋’ 가공업계 ‘조급’
13일 공식 협상 이후 의견조율 ‘지지부진’
제강사, 올해 기계약분 소급 적용 ‘난색’
국내 전기로 제강사와 철근가공업계의 가공단가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생존이 시급한 가공업계가 조급한 반면 ‘갑’의 위치인 제강사는 비교적 느긋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제강사와 가공업계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버사이드호텔서 가공단가 인상 관련 협상을 가졌다. 제강사에서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영업담당 실무자, 가공업계에서는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및 가공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제강사는 당시 협상에서 가공업계의 인상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뒤 답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가공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제강사의 검토 과정이 20일까지도 이어지며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납품 중단 등 가공업체들의 단체행동이 있었던 4월 초 이후 한달 반가량이 지났다.
제강사 관계자는 “기존 제강사가 제시했던 가격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조합의 제시한 인상안을 재검토해야한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했으며 제강사 3사의 의견 조율 과정도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가공단가 인상 폭 결정과 함께 올해 일괄적으로 건설사에 발주한 물량의 소급 적용에서도 수용이 곤란한 부분이 있다”며 “이미 지급 중인 가공단가 역시 제강사가 출혈을 감수한 것인데 조합에서도 일정 수준의 고통 분담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 기계약분의 소급 적용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보고 가공단가 인상에만 우선 집중하고 있다”면서 “가공업계 입장에서는 생존이 달려있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제강사 측의 빠른 의사결정을 촉구했다.
이어 “제강사와 가공업계 모두 단가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것이 상생의 본질일 것이며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공업계는 13일 협상에서 SD400~500 기준 톤당 4만5,000원, SD500~600은 톤당 5만1,000원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SD400~500은 기존 인상안을 유지한 것이며 SD500~600은 기존 대비 톤당 1,000원 낮춘 금액이다. 제강사는 SD400~500 기준 톤당 4만원, SD500~600 톤당 4만8,000원을 제시했으나 가공업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