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셀로미탈 합병 10년…현 상황은?

공격적 M&A로 세계 1위 생산업체 부상
2012년부터 4년 연속 순적자...대형화 후유증 심각

2016-06-22     방정환

  아셀로미탈(ArcelorMittal)이 대규모 합병을 통해 세계 1위 철강사로 부상한 것이 10주년을 맞았으나 오랜 기간 부진한 실적 탓에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경영목표를 제시했지만 이 마저도 자체 역량보다는 중국 등 외부변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경쟁력 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원장 곽창호)는 최근 'ArcelorMittal 합병 10주년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이후 세계 철강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 락시미미탈 회장의 비전과 글로벌 전략을 분석했다.

  세계 1, 2위 철강사였던 미탈과 아셀로의 합병은 양적 확대 속에 수익성도 양호해 합병 3년 동안에는 전 세계 철강업계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양사의 합병 이후에도 포스코에 대한 M&A를 시도하는 등 확장전략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사업규모가 큰 미국과 유럽에서 금융위기와 재정 위기가 잇따르면서 아셀로미탈의 실적은 2012년 이후 4년 연속 순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악화됐다. 

  임정석 수석연구원은 "미탈의 글로벌 전략은 2000년대 초 'Truly Unique', 'Truly Global', 'Truly Steel'을 모토로 집약되며 저원가ㆍ고품질 철강사를 유지하기 위한 3대 M&A 원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탈의 M&A 3대 원칙은 △기존 그룹사와 시너지 극대화 △저원가 생산으로 18~24개월 내 흑자 전환 가능 △프로덕트믹스(Product Mix) 개선 가능한 철강사만 인수하는 것이었다. 특히 아셀로를 인수할 때에는 3대 원칙 이외에 ‘경쟁사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지도 작용하면서 오퍼금액이 최초보다 43% 상승하며 고가 인수 결과를 초래했다. 

  미탈은 아셀로 외에도 전 세계 곳곳의 철강사를 잇따라 합병하고 선진국과 판재류 생산비중을 높이면서 과거 강점이었던 저급재-저원가-고수익 특성이 크게 희석됐다. 또한 2010년에 광산사업부(Mining Division)를 신설하고 2011년부터 ‘Steel & Mining 회사’로 정체성을 규정했는데, 이후 실적이 악화되면서 수직 다각화 이점이 크게 악화됐다. 

  락시미키탈 회장은 1위 철강사가 세계 조강생산 10%를 점유하면 글로벌 철강재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아셀로 합병을 추진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현하지 못했다. 

  특히 철강업계에 생소했던 LBO(Leveraged Buyout) 기법으로 철강사 인수를 지속했으나, 이 방식은 실적 부진과 유동성 경색 시 파산 위험성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아셀로미탈은 지난 2월초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Action 2020 Plan'을 제시했는데, 성공 여부는 중국 정부의 철강능력 감축 속도와 덤핑 수출 억제 노력, 영국의 EU 탈퇴 등 외부변수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룡'으로 성장한 아셀로미탈이지만 그동안 추진했던 무분별한 확장 전략이 현재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으로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