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파국적 진행, 韓 실물경제 타격 입힐 수

산업연구원, ‘브렉시트와 국내 실물경제’ 보고서 발간
“조선, 자동차, 전자 수출 감소 클 것”

“경제 편익 재분배 노력 필요”

2016-08-16     송규철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완료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는 긴 변화의 과정이며 많은 불확실성이 수반되는 브렉시트가 파국적인 형태로 진행될 경우 한국의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 등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산업연구원은 ‘브렉시트와 국내 실물경제(강두용 연구원, 민성환 연구원, 홍성욱 연구원, 신현수 연구원 공동 작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브렉시트의 국내외 실물경제 영향은 EU 경기 파급을 통한 무역 경로, 경제 심리 및 금융 위축을 통한 우회적 경로 등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브렉시트가 파국적인 형태로 진행되거나 EU 통합력의 추가 약화 등으로 이어질 경우(hard exit) 국내 실물경제에 유의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든 영국의 EU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약화시킬 것이고 영국 경제는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브렉시트가 영국경제에 중기적으로 1~5% 내외의 GDP 감소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영국경제의 세계 GDP 내 비중(약 4%)이 작아, 브렉시트가 영국 경기를 통해 세계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의 세계 교역 및 실물경기 영향은 주로 EU권 경기 파급을 통한 측면이나 경제 심리나 세계 금융시장을 위축시키는 경로를 통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의 크기는 브렉시트의 구체적 진행 양상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작성한 수정 세계경제 전망(2016년 7월)에서 브렉시트의 진행 양상에 따라 2017년의 세계 경제성장률과 선진권 경제성장률이 각각 0.6%포인트, 0.8%포인트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가 소프트 엑시트(soft exit)로 진행될 경우 국내 실물경제 영향은 영국 및 EU 경기를 통한 수출 영향, 환율 및 여타 금융변수를 통한 영향 등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환율 상승이나 유가 하락 압력 등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하나 종합적으로는 제한적이지만 부정적인 영향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브렉시트가 하드 엑시트 즉, 파국적 형태로 진행되거나 다른 나라의 추가적인 EU 탈퇴 혹은 유로권 위기 재연 등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국내 실물경제에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산업은 우리나라의 대(對)EU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해당 산업의 총수출 중 대EU 수출의 비중이 모두 높은 조선, 자동차, 전자산업으로 EU GDP 1% 감소 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실질 총수출은 11.4%, 자동차는 2%, 전기전자는 5% 감소하는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충분히 소멸할 때까지 ⅰ) 세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금융 및 외환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ⅱ) 교역 부진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내수 기반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ⅲ) 주요국과의 통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FTA와 같은 무역개방정책이나 오프쇼어링과 같은 기업 글로벌화 과정에서 얻는 경제적 편익을 조세나 보조금 등의 수단을 통해 정책의 소외계층에 적절히 재분배하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