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완성차업계 줄파업에 노심초사
현재까지 현대기아차만 차강판 5만톤 이상 공급차질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철강업계가 여름휴가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완성차업계의 파업에 불안한 8월을 보내고 있다.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노조들은 지난주 다시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17일에는 전국금속노조 주도의 총파업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에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와 노조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7일 1·2조가 각각 6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해 총 12시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어 18일에도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여름휴가 전까지 5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이어 이달 초 여름휴가가 끝난 뒤인 지난 10∼12일 2개 조별 4시간씩 부분파업을 재개했다.
이처럼 이어지는 파업 탓에 현대차는 이날까지 총 4만2,0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9,700여억원의 매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차량 1대당 철강 소비량을 1톤으로 계산해도 4만2,000톤의 자동차강판 공급이 차질을 빚은 셈이다.
기아차 역시 본격적인 파업국면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지난달 22일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채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해 사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 있다.
하계휴가가 끝난 이후에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12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12일 2개조가 4시간씩, 16일에는 총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17일에는 총 8시간씩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18∼19일에도 각각 8시간, 12시간씩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의 생산 차질 규모도 지난달 22일 불법파업을 포함해 17일까지 1만800여대 생산, 2,200여억원의 매출 차질을 빚었다는 게 사측 추산이다.
한국지엠 역시 파업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하루 부분파업을 진행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이달 들어 파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1∼12일 조별로 4∼6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한 데 이어 16∼17일 각각 조별 2시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이어 한국지엠 노조는 18일부터 23일까지 계속 2∼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만큼 파업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협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철강업계 등 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특근을 해가며 생산 대수를 맞추려 해도 올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도 최근 내놓은 경영환경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8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