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원리 반하는 강제성 채권제도 폐지해야
전경련 “강제성 채권 폐지로 국민 부담 완화해야”
전경련(이하 전국경제인엽합회)이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강제성 채권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성 채권은 과거 금융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공공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현재 세계적으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제성 채권에 대해 생소해하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 사람들은 집을 사거나 차를 살 때 적어도 1번 이상 강제성 채권을 구입해야 한다. 국민들이 2014년 한 해 구입한 강제성 채권은 약 16조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약 20조원으로 증가했다.
강제성 채권에는 부동산 등기 또는 각종 인·허가, 면허 취득 시 구입하는 국민주택1종채권 그리고 자동차 등기 또는 각종 인·허가, 면허, 취득 시 구입하는 도시철도채권과 지역개발채권이 있다. 강제성 채권이라는 명칭은 이처럼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국민들에게 강제로 매입하도록 한 특징에서 비롯됐다.
전경련은 “특히, 강제성 채권은 일반적인 금융상품에 비해 이자율이 낮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강제성 채권제도는 국민들에게 낮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9월 897만원을 시중은행 정기예금(1.60%, 단리5년)에 투자 시 세전이자는 71만7,600원이지만, 국민주택채권(1.25%, 복리5년)의 만기 세전이자는 57만4,816원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또 “강제성 채권 매입자들은 원치 않은 채권 매입에 부담을 느끼거나 낮은 이자율로 인해 강제성 채권을 구입 즉시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되팔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되팔 때의 시세가 채권 구입 가격보다 낮아 손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녀 9월 29일 기준으로, 구입 시 1만원인 국민주택1종채권을 되팔 때의 시세는 9,893원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이처럼 강제성 채권 의무 매입을 통해 발생한 손해는 기업과 국민들이 부담한 사실상의 준조세로 2014년에는 약 7,000억원, 2015년에는 4,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주택채권 매도 시 매도 금액의 0.3%를, 지역개발채권과 도시철도채권 매도 시 매도금액의 0.6%를 거래수수료로 금융기관에 납부해야 한다.
전경련은 또 강제성 채권 사업 목적과 무관한 국민들도 행정 허가 시 필요하다는 이유로 강제성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엽총소지허가, 사행행위영업허가, 주류판매제조업, 측량업, 수렵면허 등은 국민주택채권 또는 도시철도채권을 매입하도록 돼 있으나 사실상 허가·면허의 내용과 구입하는 강제성 채권의 사업목적과는 관련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개발채권은 지자체별로 부과하는 매입 금액이 다르거나 매입을 면제해주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지자체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금전 부담이 다른 경우도 발생한다.
전경련은 “시장원리에 반하는 강제성 채권제도를 폐지하고 필요한 자금은 시장 원리에 따라 조달해야 한다”면서 “자금 조달도 어려웠고 자금을 어렵게 조달하더라도 높은 이자율을 감당할 수 없었던 과거에는 강제성 채권제도가 공공사업 자금 조달을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었다 하더라도 최근 채권 시장이 발전하고 이자율이 하락하는 등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강제성 채권제도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시대상황을 감안할 때 강제성 채권제도 유지 필요에 대한 타당성도 많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원리에 따라 발행하더라도 충분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 만큼 강제성 채권제도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제도의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