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시장, 판매 경쟁 도입으로 요금 부담 낮춰야

한경연, 한국 비합리적인 전력 요금제… 한전의 전력 시장 독점이 근본 원인

2016-10-06     박진철

  전력 시장에 소매판매 경쟁 방식을 도입해 요금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한전의 경부하 요금 인상 시 전력 부족 사태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6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전력 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현행 전력요금 체계를 계절·시간대별 공급원가의 차이와 전압·사용 특성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독점적 전력 판매 시장에 대한 민간 개방을 확대해 경쟁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여름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전기요금 누진세 개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전기요금 당정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11월까지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영산 한양대 교수는 “지난 30년간 전력 요금제가 비합리적으로 운영돼 왔지만 정부나 한전의 전력 요금 인하를 유인할 요인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전이 독점적으로 전력 판매를 담당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다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전력의 소매 판매 경쟁 방식을 도입해 요금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올해 4월부터 소매 판매 경쟁을 전면 도입하는 등 전력요금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

  윤원철 한양대 교수도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전력 판매 시장을 다수 판매사업자가 경쟁하는 구조로 개방하고 있고, 이들 사업자들은 소비자 편익을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전력 요금 누진제 개편 논의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되찾는 구조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도 한국전력은 전력 원가를 공개할 필요가 있으며 요금제 변경을 넘어서 전기 판매 시장의 구조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정부가 공기업을 통해 전력 시장에 강력한 진입 규제와 가격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과 거래 과정이 매우 경직적이고 전력 시장도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대욱 숭실대 교수는 “지난 3년간 전력 도매가격이 크게 하락했지만 전력 소매요금은 변화가 없었다”며 “이는 주택용, 산업용, 교육용 전력요금의 인하 여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므로 원가에 충실한 전압별 요금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정임 철강협회 팀장은 “산업용 전력요금은 총괄원가 대비 전기 판매 수익인 원가회수율이 100%를 넘어섰다”며 “산업용 전력요금의 원가회수율을 100%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가회수율은 전력 판매액을 원가로 나눈 값으로, 원가회수율이 100% 이상이면 전기를 원가보다 비싸게 팔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산업용 전력요금의 원가회수율은 109%로 주택용 전력요금 원가회수율 95%보다 높게 측정됐다.

  남 팀장은 “산업용 전력요금을 최소 9%가량 인하·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기는 공공재로 적정 보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기 생산에 투자된 비용인 총괄원가에 적정 투자 보수(이익)와 법인세가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전이 경부하 요금 인상 필요성을 밝힌 가운데 남정임 팀장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부하 요금이란 산업용 전력 요금에 적용되는 제도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최대부하 시간대에 높은 요금을 적용하고 전력소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부하 시간대(오후 11시부터 오전 9시)에는 낮은 요금을 적용하는 제도다.

  남 팀장은 “경부하 시간대에 전기 요금을 인상할 경우 주간 시간대로의 전력 수요가 증가해 오히려 전력 공급 부족 사태를 초래할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