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후판공장 1곳 가동중단 검토
권오준 회장, 산업부 주형환 장관과 9일 면담서 밝혀
주 장관 "후판 등 구조조정에 선도적 역할 당부"
노후설비 포항1후판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 높아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4곳의 후판공장 중 1곳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검토대상은 노후설비를 기준으로 볼 때 포항1후판공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일 오후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철강업계의 공급과잉 품목의 설비 조정과 고부가 철강재․경량소재 투자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주 장관은 강관업체인 하이스틸이 기업활력법에 따른 승인을 받은 이후, 철강 대기업들이 노후설비 매각과 고부가 투자에 대한 기활법 신청을 준비하는 등 철강업체들의 사업재편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권 회장은 포스코도 노후 후판 설비 조정과 경량소재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히면서 포스코의 사업재편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권 회장은 후판 수요 급감에 대응하여 고급 후판 비중 확대를 통해 후판 실제 생산능력을 조정하는 한편 조선산업과 비조선산업 수요를 감안해 후판공장 1곳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포항에 3개, 광양에 1개의 후판공장을 가동 중이다. 포항1후판은 1972년에, 포항2후판은 1978년에, 포항3후판은 1997년에, 광양후판은 2010년에 최초 가동했다. 이 가운데 포항1후판이 가장 오래된 설비이고 설비생산능력이 75만톤 수준이어서 가동 중단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주 장관은 포스코가 철강협회 회장사로서 선제적으로 사업재편 방향을 밝힌 점을 높이 평가하고, 이미 국제적으로 철강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움직임 본격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선제적 사업재편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도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포스코가 회장사로서 타 업체들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분했다.
글로벌 조선 수주 절벽 및 중국산 일반 후판의 수입 증가 지속 등으로 내년부터 국내산 후판 수요 급감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선박건조량이 최소한 향후 2년 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017~2018년이 국내 후판시장의 최대 위기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컨설팅은 국내 후판공장 중 2곳의 가동을 멈춰야 한다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이와 함께 권 회장은 경량소재에 대한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포스코는 미래차, 항공기 등의 핵심소재인 타이타늄, 마그네슘 등 경량소재 R&D 및 설비 투자에 2021년까지 약 4,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타이타늄에 3,074억원(설비 2,470억원, R&D 604억원)을, 마그네슘에 1,231억원(설비 967억원, R&D 264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정부도 타이타늄 등 경량소재 기술개발․상용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민관 합동으로 기술개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권 회장은 파리협정 비준(11.3) 등 국제적 온실가스 규제 강화로 국내 CO2 배출의 약 14%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민관 합동의 대책 마련이 긴요하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