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EEZ 모래채취 중단…부산·울산·경남 건설현장 멈춰
국민경제 전반으로 피해 가속화
도미노 쇼크 막기 위해 우선 채취 재개 필요
건설현장이 멈춰 섰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2.7%를 기록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건설 현장 중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사업장이 멈춰선 것이다.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모래를 60% 이상 공급하는 남해EEZ(배타적 경제수역) 내 골재채취 허가 기간이 종료되면서 1월 16일부터 이 지역으로부터 나오는 모래가 채취 중단됐다.
이유는 남해EEZ의 골재(모래)채취 기간 만료를 앞두고 허가기관인 국토교통부가 협의대상 기관인 해양수산부와의 협의과정에서 어민단체들의 반대로 인해 원활한 협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남해EEZ 골재채취 중단으로 인해 동남권 모래 가격이 최근 급등했다. 남해EEZ에서 채취한 모래는 ㎥당 가격이 13,000원~18,000원에 공급이 됐지만 1월 15일 이후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래 공급이 중단됐다.
부족한 모래를 보충하기 위해 원거리인 서해EEZ(전북 군산 90㎞)에서 부산 등으로 공급되고 있는 모래 가격이 25,000~32,000원/㎥으로 거의 두 배가까지 오른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마저도 운반거리 등의 문제로 3일에 한 번 밖에 공급되지 않아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모래 공급 부족으로 골재업체의 영업이 중단되고, 남해EEZ 모래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동남권 레미콘 공장이 2월 11일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이 지역 130여개 레미콘 공장 중에 54%인 70여개 공장이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로 인해 부산・울산・경남 지역 내의 공공‧민간 건설현장이 콘크리트타설 작업을 다른 공종으로 대체하여 진행하거나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공종를 바꿔 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모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부산신항 등 대형 국책 사업을 포함한 이 지역의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게 될 지경이다.
협회 관계자는 “남해EEZ 골재채취 중단으로 골재채취선 근로자가 무기한 휴업상태에 놓이고, 레미콘 공장 가동이 멈춰 레미콘 운반 건당 임금을 받는 레미콘기사들의 소득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현장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건설현장의 취약계층인 일용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어 하루 생활이 당장 곤란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