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제 장기전…주물업체, 해외시장만이 ‘살 길’
한황산업,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밀양으로 공장 확장 이전도 추진
청하중공업, 이중층원심주조·이종접합주조기술개발‘공급처다변화’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전으로 들어가면서 제조업의 근간인 6대 뿌리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주물 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이중 1973년 출범, 경남 창원시 마천주물단지에 위치한 한황산업(대표 박준흠)은 올해도 해외 시장공략에 주력한다고 최근 밝혔다.
현재 한황산업은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중장비, 농기계 부품 등 대부분 산업에 주물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연산 3만2,000t에 달하는 주물을 내수기업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해외 유수의 다국적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해외협력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환황산업은 2019∼2020년 본사와 공장을 밀양으로 확장 이전한다.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주물을 포함한 6대 뿌리산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자동차 가운데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인 자율주행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기술, 소재 변화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트렌드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해 언제든지 관련 산업에 투신하기 위해서다.
한황산업은의 지난해 매출액 700억원을 달성했으며, 같은 해 말 53회 무역의 날에는 1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산업기계와 철강플랜트 전문기업인 청하중공업(대표 김진섭)도 신기술로 무장하고 해외시장을 공략한다.
이 회사는 이중층원심주조기술과 이종접합주조기술을 개발, 두 기술을 통해 100억원 이상 신규 매출을 올린다는 복안이다.
이중층원심주조 기술은 주형을 회전시키면서 용탕(주조작업에서 금속이 녹은 쇳물)을 주입하고 원심력에 의해 물건을 주조하는 기술이다. 이는 시간을 두고 2차 소재를 주입해 이중층 주물을 만드는 기술로, 피스톤링, 실린더, 베어링, 롤러, 튜브 등을 생산하는데 유용하다.
◆청하重, 신기술로 무장…해외시장 공략
이종접합주조 기술은 물성이 서로 다른 액상 소재를 하나의 주물에서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주조 기술로, 한 몸체에서 2종의 물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산업 현장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이들 신기술을 앞세워 올해 이란,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 포스코 진출 지역을 중심으로 압연 설비, 고로 설비, 각종 롤러 설비를 공급한다.
공급처도 제철소를 비롯해 시멘트공장, 광산용 기자재, 소각로용 내열과 내마모 기자재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청하중공업은 강조했다.
뿌리업계 한 관계자는 “1월 국내 수출이 늘기는 했으나, 뿌리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의 경우 오히려 수출이 줄었다”면서 “자동차의 경우 내수도 연간 150만대로 제한적이라, 주물을 포함한 뿌리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신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우 시장성은 우수하지만 국내의 우수한 주조 기술을 수용할만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시간과 비용이 다소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공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