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원산업 남원식대표‘65세지공거사’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주물 공장을 밀폐형으로, 친환경 작업장으로 탈바꿈 가능
“10여개 주물기업 모인 만석꾼 공단, 4차 산업혁명 주도”
경북 고령군 다산산업단지(고령 1산업단지)에 위치한 해원산업(주)은 2014년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선정된 주조전문기업이다.
1987년 이 회사를 창립하고 현재도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남원식 대표는 1951년생. 올해로 만 65세인 지공거사이다.
지공거사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 저서 ‘100년을 살아보니(덴스토리,2016년)’에 나오는 말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남 대표가 무조건 돌아가고 싶은 것만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가슴에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한다.
남 대표의 꿈은 국내 주물 공장을 밀폐형 공간으로 만들어 벤처기업처럼 산뜻한 작업환경을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남 대표는 “공장 내부에 집진기를 설치하고 밀폐형으로 만들 경우 먼지와 철가루가 날려 검고 빨간 주물공장의 작업환경을 지붕에는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 가능한 대표적인 친환경 공장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만석꾼’ 공단 구축을 제안했다.
만석꾼 공단은 매출 20억원(쌀 80㎏ 1만석×20만원) 규모의 주물 공장 10여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소규모 공단이다.
만석꾼 공단은 용해로와 냉각탑, 에어콤프레샤 등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대신 원자재 등은 공동으로 구입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10여개 소규모 주물기업 ‘만석꾼 공단’ 구축 제안
우선 이들 기업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500㎏ 전기로를 5t으로 늘려 공동으로 사용하고, 전기로를 식히는 냉각탑도 공동으로 구축해 사용할 경우 비용 절감은 물론, 각각의 기업은 냉각수로 인한 제품과 설비 부식을 줄일 수 있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온수를 난방수로 활용할 경우 난방비도 줄일 수 있다는 게 남 대표 설명이다.
남 대표에 따르면 실제 러시아 할얼빈 시는 이처럼 난방수를 시에서 일괄 관리, 난방 시설을 모범적으로 운영해 시민들은 강추위에도 항상 따뜻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아울러 100마력 에어콤프레샤를 공동으로 구축, 사용할 경우 시설 투자비와 함께 고장도 줄일 수 있다.
남 대표는 “현재 해원산업은 5대의 에어콤프레샤가 있는데, 기계가 고장나면 모든 공정이 멈춘다”며 “이를 공동 구축해 사용하고, 공동으로 관리할 경우 고장에도 대비 가능해 효율면에서 더 탁월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동투자와 공동 운영을 하면 환경도 개선할 수 있고, 절감 비용으로 주물공장의 스마트화도 빨라질 것이라고 남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연매출 2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장은 현재 선철 등 원재료도 10% 이상 비싸게 구매, 10∼20여개 소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대응할 경우 재료 재료비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 대표는 주물공장의 열악한 작업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위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4대의 로봇팔을 공정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해원산업은 4단계 스마트공장 수준에서 기초수준으로 현장자동화·생산운영관리시스템(MES)을 생산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그는 “포항 포스코의 제강 라인은 직원 1명이 무인시스템으로 관리한다“면서 “이를 벤치마킹해 만석꾼 공단이 공장 무인화 등 스마트 공장 체계를 갖출 경우 주조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 대표의 꿈이 이뤄질 경우 해원산업의 인력은 50%가 줄고 생산 효율성은 2∼3배 상승할 것이라는 게 남 대표 예상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10인 미만의 뿌리기업은 절대 문을 닫지 않는다. 이들 기업은 가족 중심의 경영이라 경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줄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규모의 기업 중심인 정부의 뿌리산업 진흥책의 변화를 주문했다.
남원식 대표는 “여기에 정부 지원이 곁들여 지면 창업이 어려운 주물을 포함한 뿌리산업 분야에서도 창업도 늘고,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산업에서 찾아오는 산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순(耳順,60세)을 훌쩍 넘기고 고희(古稀,70세)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 늙지 않는다. 100년을 살아보니 황금기는 60 ~ 75세”라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때까지 사는 것이 최상의 인생”이라고 말한 김 교수의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담금질하고 있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