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 한전 에너지솔루션사업 ‘글쎄’

초기 투자비용 0원…주변시설 개선, 전기료절감 한계
열처리와 주조, 시설 사용 많아…산업전기료 인하 ‘답’

2016-11-03     정수남 기자

한국전력공사(KEPCO)의 자회사인 KEPCO 에너지솔루션의 뿌리기업 지원사업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종길 전무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KEPCO 에너지솔루션 지원 사업을 잘 알고 있지만, 열처리는 설비 자체에서 전력 사용이 많아 지원사업으로 큰 혜택을 보지 못하다고 밝혔다.

KEPCO 에너지솔루션은 한국전력과 6개 발전사가 각각 출자한 1,500억원의 자본금으로 6대 뿌리업체와 유망 중소기업 20대전략 분야 등 ▲산업부문과 ▲공공부문 ▲고효율 전기기기보급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부문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추진한다.

대상 시설은 고효율 조명(LED,메탈할라이드), 산업용에너지설비(열동력장치), 냉난방시설(빙축열 항온항습기) 전력수요관리기기(디멘드 콘트롤러), 고효율 인버터, 공기압축기, 최대전력관리장치, 에너지제어장치 등 고효율 전기기기, 에너지 사용설비 등이다.

이에 대해 이 전무는 “열처리의 경우 365일 24시간 설비를 가동, 공장 주변시설 전력보다 설비가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주변 시설 개선으로 전기 절감 효과는 제한 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열처리 업체의 경우 매출의 30%∼35%가 전기료이며, 여름 할증기간(6월∼8월)에는 최고 매출의 70%가 전기요금이라는 게 이 전무 설명이다.

역시 제조원가에서 15%가 전기료인 주조 업계도 KEPCO 에너지솔루션 사업이 반갑지 않은 이유다.

KEPCO 에너지솔루션은 3,000억원의 자본금 한도 내에서 에너지 사용 기업의 효율 향상에 직접 투자하고, 수혜 기업은 일정 기간 투자비를 돌려주면 된다.

이 회사는 선정 기업에 대한 설계와 시공 등 기술협력은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 에너지 진단과 컨설팅은 KEPCO 에너지솔루션이 각각 맡는다.

KEPCO 에너지솔루션 사업추진실 김학재 팀장은 “KEPCO 에너지솔루션의 수익은 투자비 회수와 재투자 과정에서 최소한으로 도출하고, 계약방식 역시 성과확정과 성과보증 등 해당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 부분 역시 뿌리기업에는 부담이다.

이 전무는 “이 사업의 초기 비용은 전액 KEPCO 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한다”면서 “분할 상환은 경기가 좋을 때와 금액이 다소 낮은 경우 부담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무는 “불황이 장기화 된 요즘이나 상환액이 높을 때는 기업에 부담이 되는 사업”이라며 “근본적으로 산업용 전기료를 인하하는 게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진행된 조환익 한전 사장과 중기인 간담회에서 뿌리업계의 전기료 인하 요구에 대해 조 사장은 “이해 당사자의 양해를 전제로 해야만 산업용 전기료 인하가 가능하다”고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달 전기료 조정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크게 기대가 가진 않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