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무시하면 제조업 성장 못해”
[인터뷰]대한용접협회 민영철회장

“뿌리진흥, 정부기관 일원화돼 진행돼야”
“중국 기술, 곧 따라와 긴장 늦추면 안돼”

2016-11-07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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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의 재건을 위해 출범한 뿌리뉴스는 지속적으로 우수한 뿌리기업과 뿌리기술인을 만나 뿌리산업을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뿌리산업 육성에 나선 지 올해로 5년째지만 동종 업계 종사자 가운데에서도 뿌리산업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평균 30.9%로 여전히 뿌리업종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는 대한용접협회 민영철 회장을 서울 금천구 협회 사무실에서 지난 주말 만났다.

-조선업 불황 등 용접업계가 여러모로 어렵다.
▲뿌리기술이 하나의 속성만으로 부품이 완성되지 않듯이 용접도 뿌리기술의 전후방 산업군이다. 용접은 재료산업의 시작이자 끝이다. 제조업에서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조선소에서 거대한 화물선 한척을 만드는데 용접 비율만 50% 이상이 들어간다.
최근 용접시장은 조선업 불황, 자동차 파업 등 잇따른 제조업 불황에 큰 타격을 입고있다.
실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 빅3는 올해 12척을 수주하는데 그쳤고, 20%에 육박하는 국내 자동차 수출도 올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급변하는 세계경제와 나날이 어려워져 가는 우리나라 경제 영향이 크다. 용접 장비, 부속품 제조 업체들도 수요가 줄어 어렵다. 용접산업의 대표적인 수요산업인 조선업의 경우 급감한 수주물량 저하로 인한 각 현장의 용접량이 현저히 줄었다.
과거 호황이던 국내 조선업이 세계 경기침체로 위기를 겪으며 하락하자, 많은 용접 근로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용접공정이 자동화로 변화하면서 수동용접 수요도 감소되는 추세다. 비록 조선업은 자동화의 속도가 느리지만, 다른 산업군에서는 빠른 속도로 자동화가 진행돼 여파를 맞은 것이다.

-현재 국내 용접 교육은 어떤가.
▲인력 양성 기관에서는 해외파견을 보낼 수 있는 숙련자를 A, 국내 산업현장에 일할 수 있는 인력을 B, 초보자를 C 등급으로 각각 분류해 교육한다.
숙련자가 해외로 나갔을 때 직면하는 어려움이 해외에서 운용하는 장비를 처음 접한다는 점이다. 기술자들이 실력은 좋지만, 외국장비에 생소하니 어렵다고 한다.
초보자 교육도 이수하면 기본은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있다.
이제 용접교육도 현장 실무 위주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용접이 현장에서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는가? 누워서 용접하는 경우도 생기는 곳이 현장이다. 이를 위해 교육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최근 폴리텍 대학, 조선대 대학원 등 용접 관련 학과가 늘어났다.
▲용접은 접하기는 쉽지만, 배우기가 어렵다. 단순히 배우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특수 기능을 갖추기는 힘들다.
경력과 실력이 쌓이려면 힘든 업종이 용접이다. 관련 학과에서는 단순한 이론, 기본적인 실습이 아니라 현장에서 쓰이는 현장 교육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용접자격증, 수상경력이 있다고 해도 현장은 다르다. 인력 교육 부분과 현장의 요구가 일치해야 용접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용접에 뜻을 가지고 뛰어든 젊은 세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실 용접을 하고 경험을 쌓는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용접인이라면 본인이 하는 일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때 비로소 최고의 기량이 나온다. 끈기를 갖고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 된다면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최근 중국산 용접봉 재료의 저가 공세로 국내 업계가 힘들다고 하는데.
▲기술은 우리가 아직 좋다. 영업을 잘 해야 한다. 우리나라 발전이 지체되는 이유가 예전 일본의 방식을 따라서다. 중국은 유럽의 변화를 따라간다. 중국은 4년마다 변하는 유럽의 속도를 재빨리 흡수하고,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발전한다.
중국에서 열리는 관련 전시회를 가면 무언가 바뀌는 게 느껴진다. 그러니 굴지의 독일회사 K사도 용접제품에 내장품으로 중국산이 들어간다. 4~5년 후에는 우리나라 기술력을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뿌리산업 2차 기본계획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이번 정책에 꼭 포함됐으면 하는 부분은.
▲해외에서는 용접공들이 월 800만원을 번다. 자긍심이 있어 더러운 작업복을 입고 지하철을 타기도 한다. 이처럼 용접에 대한 권익신장이 이뤄지니 일하는 사람들도 자부심 상당하다.
배운만큼 대우해 주니, 노력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용접은 제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다른 뿌리기술과 달리 용접은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직종이기도 하다. 대학과 대학원에 용접 관련학과가 생기는 이유다. 용접 전문인력 육성이 활발해 지면서 용접의 위상 역시 과거보다 상승했다.
다른 뿌리기술도 마찬가지만, 용접을 무시하면 제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
다만, 현재 용접인의 기량이 탁월해도 국가나 업체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 고난도의 자격증이 있어도 활용할 데가 없다.
국내에서 어렵게 딴 자격증들이 해외에서는 통용되는 경우가 적다. 용접인들이 활약할 전체적인 크기를 늘려야 한다. 용접 업체, 기관, 단체들이 합심해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