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업체, 20대 실직 범죄자에 ‘온정’

숙식·일자리 제공 등…배고파 막걸리 훔쳐

2017-01-31     정수남 기자

충북 청주시에 있는 용접업체 H사가 지난 설 연휴에 할인점에서 막걸리를 훔친 20대 실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3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정모(26,남) 씨는 27일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마트에서 시가 1,100원짜리 막걸리 한병을 훔쳤으나, 마트 주인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너무 배가 고파서 막걸리를 훔쳤다’며 눈물을 훔쳤다.

울산의 한 조선소에 다니다 실직한 뒤 최근 부산으로 내려온 그는 친구나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수돗물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정 씨의 사정을 듣고 훈방, 쌀과 라면 등 3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여기에 정 씨의 소식이 방송을 타면서, H사는 일자리와 함께 원룸을 제공하겠다고 경찰에 알렸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 옹기제작 업체는 숙식을 포함한 일자리를 주고 기술까지 가르쳐 주겠다고 경찰에 전했다.

경북 포항의 한 건축회사도 숙식과 함께 일자리를 주겠다고 했고, 부산 사하구에 있는 선박엔진 수리업체도 정 씨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제주 서귀포에 있는 한 마트도 숙식이 제공되는 일자리를 제안했고, 서울, 세종, 광주, 부산 등지에서 10여명의 개인이 생필품과 함께 성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경찰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