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코팅 이용한 화학촉매 원천기술 개발
화학 원료 생산 촉매 수명 획기적으로 늘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석유/정유 산업에서 화학원료나 디젤, 가솔린을 생산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제올라이트 촉매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였다.
화학(연) 탄소자원화연구소 C1가스전환연구그룹 곽근재 박사팀은 촉매 비활성화되는 주요 원인인 탄소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촉매의 수명을 효과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 연구결과가 촉매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켐켓켐(ChemCatChem)’ 5월 10일 표지논문에 게재되었다.
화학공정에서는 대부분 반응의 속도를 높여주기 위해 촉매를 사용하는데, 오랜 기간 사용하면 탄소가 생성되어 촉매의 활성점이나 기공을 막아 촉매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촉매의 수명이 짧을 경우, 기능이 떨어진 촉매를 재생시키거나 촉매를 교체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촉매를 이용한 화학산업에서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 중에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화학(연) 김성탁 박사와 곽근재 박사는 기초화학물질(메탄올, 탄화수소 등)로부터 플라스틱 원료인 방향족 화합물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제올라이트 촉매에 가돌리늄(Gd)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탄소 생성을 억제하여, 촉매의 수명이 기존 상용 촉매에 비해 일정 반응시간 이후 3배 이상 활성이 더 높게 유지되는 원천촉매기술을 개발하였다.
기존 제올라이트 촉매는 24시간 내로 초기촉매활성의 30% 이하로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새로 개발된 촉매는 24시간 후에도 초기촉매활성의 80% 이상 유지시킬 수 있다. 논문의 1저자인 김성탁 박사는 “희토류 금속인 가돌리늄을 제올라이트 표면에 코팅하게 되면 나노두께의 필름을 형성하고, 이 필름이 표면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변화시켜 촉매 표면에 탄소생성을 저해하고 촉매의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본 기술은 현재 석유·정유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제올라이트 계열 촉매에 적용할 수 있으며, 가돌리늄이 희토류 금속이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 시 미량만 첨가되어도 촉매기능을 하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석유·정유업계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공정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촉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번에 독자적으로 개발된 촉매 수명 증대기술로 국내 화학촉매의 상용화단계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기술은 상업용 촉매에 쉽게 소량의 금속을 코팅함으로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정부 주도로 연구개발 수행 중인 미활용탄소자원 활용기술, C1가스 전환기술 내 요소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