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미FTA 이후 철강 대미 수출 큰 타격"

‘대미 무역수지 흑자 감소요인 분석’보고서 발간
지난 2년간 대미 무역흑자 79.5억 달러 감소
"한·미 FTA 개정협상 때 적극 어필해야"

2018-03-15     곽정원

  한·미 FTA 개정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년간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사실을 적극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철강을 포함 자동차 등 주요 품목 수출이 부진하고 수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미 FTA 발효 6주년을 맞아 1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 감소요인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최근 10년간 흑자를 지속했으나 2016년부터 규모가 감소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200억 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2017년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15년보다 12.2억 달러가 줄어든 반면, 수입은 67.2억 달러가 늘어나 무역흑자액이 79.5억 달러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의 무역적자 상위 10개국 중 흑자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나라가 됐다.

  미국통계 기준으로도 한국이 미국 전체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의 3.8%에서 2017년에는 2.9%로 0.9%p 하락했다. 2017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229억 달러로 전년 대비 48억 달러나 감소했다.

  보고서는 최근 2년간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이 크게 감소한 것은 수입은 급증한 반면, 수출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등의 수출이 부진한 반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 LPG, 육류 등을 중심으로 대미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우리나라 대미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자동차 및 부품이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미 FTA 이후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무역구제조치 강화로 우리의 대미 수출은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규제 중’인 한국산 철강제품 중 송유관(조사개시 후 2.7억 달러 감소), 유정용 강관(2.1억 달러 감소), 열연강판(2.0억 달러 감소) 등의 순으로 대미 수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강내영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호황,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한·미 FTA 효과 등에 따른 대미 수입 증가와 미국의 수입규제로 인한 대미 수출 부진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 2년간의 대미 무역흑자 감소세를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