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산강철 진출 백지화, 한목소리 내는 STS 업계

2019-06-26     박진철 기자

“자국에 이익이 안 되면 계약 파기는 물론이고 정치적 압박도 서슴지 않는 중국 자본의 국내 유치는 말이 안 된다”, “중국도 청산강철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STS 수입 물량을 반덤핑으로 막고 있는데, 중국 자본의 국내 투자는 말이 안 된다”, “지역 이기주의, 지역 실적에만 연연하는 부산시 실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부산시의 시민청원 사이트에 중국 청산강철 부산 진출 저지 청원에 시민들이 올린 공감 댓글이다. 

세계 스테인리스강 공급과잉을 이끌고 있는 중국 청산강철이 국내 철강산업 사상 최초로 청와대 청원을 이끌어냈다. 이어서 부산시에도 반대 청원이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부산시 청원서는 국내 STS 산업이 “공급 과잉에 따른 출혈 경쟁 판매, 수익성 악화, 그리고 이에 따른 고용 불안정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구조적으로 열악한 산업 환경”이라면서 “이런 시점에서 60만톤 STS 냉연 공장이 건립되면 지금보다 더 심한 공급 과잉 현상이 초래될 것이고 자본력이 튼튼한 기업은 살아남겠지만, 소자본의 영세한 중소 국내 기업들은 매출이 축소될 것이고 도산의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중국 청산강철은 얼마 전 국내 기업인 길산스틸과 연간 60만톤의 STS 냉연 제품 합작공장을 부산시에 건설하겠다며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국내 STS업계는 이 움직임에 노동계와 재계를 불문하고 청산강철 국내 투자로 인한 악영향을 주장하며 국내 진출 반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국내 STS업계의 청산강철 진출 반대 이유는 ▲산업 연관 효과가 큰 기반 산업 외자 유치를 개별 지역 실적 달성 관점에서 진행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점 ▲국내 STS 산업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에서 중국 업체의 진출로 관련 산업의 고사(枯死)가 우려된다는 점 ▲보호무역 주의 강화 흐름 속에 우리나라가 중국의 우회 수출기지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철강업계 최초로 청와대에 반대 청원과 부산시에 직접 반대 청원이 등장한 것은 청산강철의 진출이 국내 STS업계에 던지는 파장이 그만큼 크다는 걸 뜻한다.

이미 공급과잉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하면서 생존하고 있는 국내 STS업계에 세계 최대 STS 생산업체인 청산강철의 직접 진출은 곧 업계 전체의 부실화와 국내 철강산업의 대외 의존도 확대를 부를 것으로 예견된다.

STS 제조업계는 물론이고 STS 산업체가 있는 지자체 및 관련 경제단체와 STS업계 노조들까지 나서 한목소리로 청산강철 진출 백지화를 외치고 있는 소이(所以)고 부산시가 철강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