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 10월1일부터 CBAM 시범운영

유럽의회, 성명 통해 "내년 10월부터 CBAM 운영" 韓, 유럽에 3만 톤 넘는 알루미늄 합금 수출 정부 '국내 중소·중견 기업 기우 대응 역량 강화 필요' "제품 전 주기에 걸친 저탄소 밸류 체인 구축 필요"

2022-12-14     정준우 기자
유럽연합이

 

12월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 내 집행위원회, 각료이사회, 유럽의회 3개 주체가 CBAM 최종 법안에 대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유럽의회는 잠정 합의 성명을 통해 내년 10월1일부터 CBAM 시범 운영 기간이 시작될 것이라 밝혔다. 이에 국내 알루미늄 및 철강 수줄에 있어 한층 더 높은 탄소 기준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CBAM이 운영 날짜를 확정지으면서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을 수입하는 유럽 역내 수입상들은 CBAM 인증서를 구입해야 한다. 다만, 수입업자는 전환 기간(2026년 혹은 2027년까지) 동안 인증서 구매 의무를 수입 보고로 갈음할 수 있다.

유럽의회는 성명을 통해 CBAM 합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CBAM이 유럽으로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의 기후 목표를 높이는 동기로 작용할 것이라 밝혔다. 덧붙여 유럽의회는 "CBAM이 세계 무역 기구 규칙을 완전히 준수하는 규칙"이라 평가했다.

유럽의회는 법안 통과와 함께 "유럽연합과 동일한 기후 목표를 지닌 국가만이 CBAM 인증서를 구입하지 않고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CBAM 인증서 비용 지불을 통해 제품 생산 국가에서 지불한 탄소 가격과 유럽연합의 배출권 거래제의 탄소 허용량 가격 간의 차액을 조정해 탄소 비용을 균등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CBAM의 취지다. 유럽은 가장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있어 다수의 수출국가들이 추가적인 탄소 비용을 지불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CBAM 대응 마련에 돌입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12월13일 정부 서울 청사에서 EU CBAM 대응 현황 점검회의가 열렸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12월 초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유럽을 방문해 EU 집행위원회 및 유럽의회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CBAM이 가지는 차별적 조항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방 실장은 "CBAM이 본격 시행될 경우 철강 등 유럽 수출 산업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비해 중소·중견 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내 탄소 배출량 검증 인력·기관 등 관련 인프라를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CBAM에 대응한 기후 대응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통상교섭본부를 중심으로 전환 기간 동안 유럽연합 측과 협의를 지속해,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무역 장벽에 대한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알루미늄 업계 관계자는 해당 조치에 대해 "국내 알루미늄 산업은 철강 산업에 비해 유럽과의 교역 규모가 작아 철강 산업보다 영향력은 적을 것"이라 말했다.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지난해 한국과 유럽연합 회원국 간 알루미늄 제품 교역 규모는 5억 달러에 달해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규모다.

국내 제조사들이 올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있어 적극적인 탄소 대응이 요구된다. 올해 한국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자동차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들에게 3만1,500톤이 넘는 알루미늄 합금을 수출한 바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이어 "스크랩, 저탄소 잉곳 등 제품 사용 확대를 통해 제품 전 주기에 걸친 저탄소 밸류 체인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