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급격히 쪼그라든 컬러후판 수입…조선 호황과 함께 ‘급증’
4월 누계 수입량, 전년 수준 이미 훌쩍 넘겨 현장 인력과 가공 여건 변화 영향?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과 견조한 건조량을 바탕으로 컬러후판 수입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컬러후판 수입은 월별로 1,300~5,000톤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 3~4월 2만 톤을 넘겼다. 이에 4월까지 수입된 컬러후판은 지난해 전체 수입량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컬러후판은 보통강 후판 대비 높은 가격대를 나타내고 있으나 올해 꾸준한 수입량을 기록 중이다. 조선산업 인력난과 후판 가공업계 구조조정의 영향이 후판 수입에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2020년 컬러후판은 수입은 연간 20만 톤을 넘기기도 했으며 전체 중후판 수입량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수입량은 4만 톤에 그치며 2020년 대비 8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후판 전체 수입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2%에 그쳤다.
지난해 컬러후판 수입이 급감한 것은 지난 2021년 5월 중국의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 당국은 물가와 철강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세 환급을 폐지했다. 편법을 통해 고부가가치 강종 및 완제품 취급받던 컬러후판도 수출세 환급이 폐지되며 수출량이 줄었으며 이에 따른 국내 유입량 감소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국내 조선산업 업황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조선용 후판 수요가 늘어나자, 컬러후판 수입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까지 수입된 컬러후판은 약 6만5천 톤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 4만 톤을 훌쩍 뛰어넘었다.
컬러후판을 포함한 중후판 4월 누계 수입량도 약 81만5천 톤을 기록해 전년 수입과 유사한 수입량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컬러후판의 경우 비조선용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부분 물량이 조선소로 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올해 수입된 컬러후판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컬러후판 수입가격은 보통강 중후판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4월 수입된 컬러후판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691달러다. 동기간 보통강 중후판 수입가격은 톤당 654달러를 기록했다.
컬러후판이 보통강 후판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함에도 수입량이 늘어난 것에 대해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의 인력난과 가공업계 구조조정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용접 등 현장 인력 부족으로 인해 중국산 블록 수입이 증가한 이유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후판 제조사 인근에 후판을 가공하는 업체가 많았으나 2010년대 국내 조선업 불황과 함께 많은 업체가 자연스레 폐업했다”라며 “최근 조선산업 관련 종사자가 10년 전 대비 절반에 불과한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판을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아 쇼트(녹 제거) 및 프라이머(녹 방지), 도금 작업 등을 진행할 가공장이 줄고 현장에서 후판을 가공할 인력이 부족해 컬러후판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인력과 가공 능력 현황 등 주변 환경을 고려해 일반 후판 대비 가격이 더 비싸도 전처리가 완료된 컬러후판을 수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컬러후판과 함께 중국산 블록 수입도 후판 제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용접 인력 부족의 영향으로 블록 수입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국산 후판 판매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