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초저온철근, 국내 최초 개발 초격차 기술 제품"

[인터뷰] 정준호 현대제철 봉형강개발팀장 소재 국산화 '앞장'

2024-06-25     김정환 기자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천연가스는 2040년 전후로 석탄을 제치고 원유에 이어 제2위의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저온철근은 초저온(-170℃) 환경에서도 강도와 연성 확보가 가능해 주로 LNG 저장탱크 등에 사용된다.

초저온철근은 일반철근 대비 고청정 조업이 요구되며 균질한 저온 인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일반철근은 초저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경도가 올라 절단이나 파손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제철 개발 전까진 글로벌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초저온철근을 독점 공급했다. 일반철근 대비 3배가량 높은 가격을 형성했지만 국내 수요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착수,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고객사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제적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 LNG 사용 증대를 위한 초저온철근 국산화를 이룩하면서 최근 현대제철 초저온철근은 2024년 제24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조선시대 과학자인 장영실의 이름을 딴 장영실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기업의 우수 연구성과를 발굴해 시상한다.

다음은 초저온철근 국산화 개발을 이끈 정준호 현대제철 봉형강개발팀장과의 일문일답.

Q. 초저온철근이란?

LNG 저장탱크 외벽에 사용되는 건축구조용 강재로 상온과 초저온의 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고기능성 강재다. 액화온도 -162℃의 LNG 누출 발생 시에도 건축물의 급작스러운 붕괴를 방지해 안전 확보를 증대하는 기능을 한다.

Q. 개발 배경 및 추진 과정이 궁금하다

당초 초저온철근은 글로벌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의 'Krybar' 제품 독점으로 일반철근 대비 3배가량의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현대제철은 기술개발을 통해 소재 국산화로 고객사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달성하고자 했다.

이 외에도 극저온철근 제품 개발을 통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제품인 LNG의 사용 확대에 기여하고자 했다.

국내 최초 개발 제품이다 보니 국내에서 철근 제품에 대한 초저온 평가가 가능한 곳이 없었다. 말 그대로 제품을 만들었는데 평가를 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에 해외 기관으로 직접 찾아가 평가를 진행하는 등 품질을 확인하며 개발 완료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매번 해외기관에 의뢰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자체 기술력 확보 필요성을 느끼고 국내 최초로 제품 평가 설비까지 완성, 양산 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Q. 그래서인지 최초 타이틀도 많은 것 같다

현대제철은 국내 최고의 전기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국내 최초 타이틀 역시 다수 보유하고 있다.

크게 △국내 최초 철근 제품군 Ni+Mn복합첨가 기술 적용 △국내 최초 초저온철근 개발 국내 최초 초저온철근 평가 설비 구축 △국내 최초 국산 초저온철근 적용 세계 최초 D35 규격 초저온철근 개발 및 적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철근은 주거시설, 교량 등 상온 건축물에만 사용돼왔던 제품인 반면 초저온철근은 상온뿐 아니라 초저온 영역에서도 사용 가능한 초격차 기술 제품이라 할 수 있다.

Q. 향후 LNG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LNG는 연료로써 우수하고 친환경적이며 안전성까지 겸비해 지속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LNG 적시 공급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천연가스는 2040년 전후 석탄을 제치고 원유(27%)에 이어 제2위의 에너지원(26%)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Q. 얼마 전 국내 다른 제강사도 초저온철근 상업화에 나섰다. 차별점이 있다면

현대제철 제품의 강점은 품질의 우수성이다. 일반적으로 강재에서 연성-취성 천이거동(소재가 변형 후 파괴되는 성질에서 변형 없이 순식간에 파괴되는 성질로 바뀌는 현상)은 강재의 사용온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탄소 함량 증가는 저온 영역에서 안정성을 저하시키는데 현대제철은 탄소를 일반철근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해 취성파괴(변형 없이 갑자기 파괴되는 현상)를 방지하고 있다.

특히 반제품 빌릿 생산 단계부터 내부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상온과 초저온 영역에서 건축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