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봉강 제조, 대형사·중견사 가리지않고 매출 및 수익성 악화

상반기 총매출 2.1조, 전년比 14% 급감...올해는 대형사마저 경영실적 악화 총영업이익도 758億에 불과..업계 영업이익률 '3%' 수준

2024-08-21     윤철주 기자

특수강봉강 제조업계가 업황 악화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기록했다. 저가 중국산 수입 증가와 국내 수요 부진에 대형사와 중견업체를 가리지 않고 실적이 악화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 동일산업, 광진실업, 동일철강(매출순) 등 상장 특수강봉강 제조 5개사(현대제철 제외)의 상반기 매출액은 2조 765억 원(각사의 개별 또는 별도 실적 합/이하 동일)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9% 급감했다. 

5개사 모두 전년 대비 매출 감소 폭의 차이만 있을 뿐, 지난해보다 매출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 판매량 감소와 판가 인하 압박 등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1,500억 원 이상 감소하는 충격이 발생했다. 

부산과 포항에 위치한 중견 제조사들도 매출이 감소한 것은 동일했다. 다만 동일산업의 매출 감소 폭이 0.1%에 그친 점과 달리, 동일철강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1% 급감하는 등 업체별로는 매출 감소 폭 규모가 크게 엇갈렸다.

 

업계 전반의 매출 감소 속에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5개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합은 758억 4,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 급감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4%, 57.9% 급감했고, 부산·포항 업체들은 적자로 전환됐거나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유지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다만 동일산업과 동일철강은 적자 수준을 상당 부분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인건비와 일부 원부자재 가격 강세로 인한 생산 부담 등이 증가한 가운데 국내 건설, 토목, 가전 등의 수요 부진으로 판가는 약보합세를 보이는 등 영업 및 가격 협상 환경이 지난해보다도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국산 특수강봉강은 36만 4,808톤이 유입되어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하며 국산 특수강봉강 제조업계를 압박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산 물량은 2022년 동기보다 66.9% 급증했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2년째 이어진 수입 급증에 시장에 중국산 재고가 쌓이면서 국산 특수강봉강의 판로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3.7%로 전년 동기 대비 2.1%p 하락했다. 세아베스틸지주 계열의 대형 2개 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3사는 평균 영업‘손실’률로 1.5%를 기록했다. 특히 광진실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99.96%(지난해 상반기 87.5%)에 달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후퇴됐다.   

업계 순이익의 경우 총 601억 9,000만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36.7% 급감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은 각각 전년보다 28.9%, 59% 급감했고, 광진실업과 동일철강은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동일산업만 20억 3,400만 원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3배 반(255%) 급증했다. 

특수강봉강 제조업계에선 국내 내수 경기 회복과 중국산 수입 감소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업계는 고수익성 고부가가치재 생산·판매 확대, 최적 생산 체계(사실상 감산) 등으로 대응한단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