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1R 일단락…MBK·영풍, 지분 5.34% 확보

의결권 기준 45%대 확보 추정…주총서 표 대결로 2R 승부 양측 지분 격차 적어…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사실상 실패 주총서 경영권 승부…국민연금 ‘캐스팅보트’ 주목

2024-10-15     방정환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 1라운드가 종료됐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14일 종료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의결권 기준으로 45%가량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고려아연 경영권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다만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영풍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은 이날 마감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의 지분 5.34%(110만5163주·잠정)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MBK-영풍 38.47% △최윤범 회장 및 우호지분 33.9% △국민연금 7.83% △자사주 2.4% △기타주주(17.4%)로 이뤄진다.

고려아연이 현재 자사주를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고 이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기 때문에 23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서 유통 주식인 15~20%가량이 전부 매수되어 소각된다면 MBK·영풍 연합의 지분은 의결권 기준으로 45%대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현재까지 추정되는 남은 유통 물량은 예상치 20%에서 MBK·영풍이 확보한 공개매수 물량(5.34%)을 제외한 14.66%로 추산된다. 해당 물량 모두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최 회장 측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베인캐피탈의 물량(2.5%·최대치 기준)을 제외한 12.16%가 고려아연의 자사주가 된다. 여기에 기존 자사주를 더한 14.56%는 의결권이 없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감안해 의결권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고려아연 지분 구조는 △MBK·영풍 연합 45.2% △최윤범 회장 및 우호지분 39.6% △국민연금 9.16% △베인 캐피탈 2.9%로 조정된다. 이중 최 회장 측과 베인 케피탈의 지분을 더하면 42.5%다. MBK-영풍 연합(45.2%)과 불과 2.7%p 차이다. 

MBK·영풍은 공개매수 마감 직후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고려아연 측은 앞서 MBK·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지분 확보 목표치 7%에 미달한 수준이라며 평가절하했다. MBK·영풍은 그간 주총 표 대결의 ‘마지노선’으로 지분 7%를 확보를 공언한 바 있다.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후 서둘러 이사회 장악을 위한 임시 주총 소집에 나설 예정이다. 상법상 의결 정족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생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기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둘러싼 가처분 신청 등 법적 공방까지 더해 이번 분쟁은 장기전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호 지분까지 포함 34% 수준을 확보한 최 회장 측은 향후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지켜보면서 주총 표 대결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측의 공개매수가 절반의 성공에 그치며 모두 절대 과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의결권 다툼을 위한 ‘내 편’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양측의 대결이 장기전을 예고하면서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 중인 영풍정밀의 경영권 향배가 변수로 떠올랐다. MBK·영풍은 함께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통해 단 830주 확보에 그쳤다. 영풍정밀은 현재 영풍 측이 5.71%, 최 회장을 비롯한 일가가 35.4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한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이 양측 공개매수에 청약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는데,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사실상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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