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잔류변형 최소화 '충진식 철근 커플러 기술' 개발

김건수 구조연구본부 박사팀 "시공 시간 50% 단축 가능"

2024-10-29     김정환 기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현장 체결식 커플러 성능을 높이고 시공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충진식 철근 커플러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건설현장에서는 대형 구조물 안전성과 시공 편의성을 높이는 충진식 철근 커플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철근 커플러는 두 개의 철근을 하나의 긴 철근으로 연결하는 기구로 대형 구조물 건설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현장 체결식 커플러는 별도 철근 가공 없이 철근을 쉽게 연결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커플러 사용 사례가 늘어 구조물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건설공사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2020년 철근 커플러의 '잔류 변형량'을 품질시험 기준에 포함시키면서 관련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성능 개선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장 체결식 커플러는 쐐기를 철근과 커플러 사이에 고정해 체결한다. 다만 쐐기와 철근 사이 미세한 오차 탓에 단단한 체결을 위해서는 많은 토크를 필요로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건수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박사팀은 충진식 커플러 기술을 개발했다.

충진식 커플러 기술은 커플러 내부에 고성능 에폭시를 주입해 철근과 커플러 사이 빈 공간을 없애며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킨다. 적은 체결력으로도 잔류 변형량과 인장강도 기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셈이다.

기존 방식 대비 25% 수준 토크만으로 안전한 체결이 가능해 시공 시간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으며, 시공 불량 발생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건설연은 다양한 철근을 대상으로 잔류변형, 인장강도, 저주기 피로 실험 등을 진행해 충진식 커플러 기술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아울러 건설연은 준성산업과 함께 충진식 커플러 기술 확장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철근에 대한 적용성 검증과 현장 적용을 준비 중이며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이번 충진식 커플러 기술은 건설 현장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