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사,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카드에 의견 엇갈려

서스틴베스트 찬성, ISS는 반대 이사회 총원 19명 이하 도입에는 모두 찬성 신규 7인 자리에는 MBK·영풍 측 인사 배정 필요 밝혀

2025-01-13     이원진 기자
고려아연과

이달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수주총을 앞두고 몇가지 안건에 대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사 수 19명 이하 제한에는 의견을 같이 했으나 '집중투표제'등에서는 뜻이 엇갈렸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설정'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고려아연 실적과 경영성과, 주주환원 등 대부분의 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현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주주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의결권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오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보고서에서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정관변경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 수 상한 설정 ▲액면분할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의 안건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 찬성의 근거로 서스틴베스트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사 선임 시 각 주주가 1주당 1표가 아닌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집중투표제가 소수주주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이번 집중투표제 도입이 MBK·영풍 측의 결정들을 무마시키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며 집중투표제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사 수를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안건에는 ISS도 찬성하며 의견을 같이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이사 개개인의 책임과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며 "의견 조율이 어려워지면 이사회 운영의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12인인 이사회 구성 속 신규 7인 자리에는 모두 MBK·영풍 측 후보가 들어가야 한다고 표명했다. 이같은 입장에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의 지배구조가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 독립성 측면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ISS 역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인에 전원 반대의사를 밝히며, 신규 이사회원으로 MBK·영풍측 인사를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스틴베스트는 현 경영진 측의 성과에 후한 점수를 주면서 비판점도 언급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고려아연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지난해 순이익 회복으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사업추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장과 산업지수를 하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신사업 투자의 진척정도, 구체적인 달성목표 및 성과에 대한 투자자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투자자산의 증가세를 고려할 때 회사의 자본효율성과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이 개선될 필요가 있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주주소통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