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구강 산업, 저가 수입재 급증에 위기 직면

공급망 충격 및 제조업 악영향 현실화, 고부가 제품 개발 및 정부·업계 협력 필요

2025-01-21     엄재성 기자

국내 공구강 산업이 외국산 수입량 급증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2023년 중국산 공구강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증가 폭이 2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무역 제재로 한국 시장에 유입되는 다른 철강제품의 흐름과 유사하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산 제품까지 충돌하며 수입산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공구강은 자동차, 가전, 건설, 산업기계 등 국내 주요 제조업의 핵심 소재로,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 완제품의 성능과 직결된다. 특히, 금형 제작과 같은 정밀 제조 공정에서는 품질과 신뢰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수입산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저가 외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국내

국내 대표 공구강 제조업체 세아창원특수강 관계자는 “수입산 공구강이 국산으로 둔갑하거나 저가 공구강 사용이 늘어나면서 제조업체의 품질과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상황은 중소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형 소재를 유통하는 기업들은 저렴한 수입산 공구강에 밀려 국산 고품질 제품의 판로가 축소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원가 절감이라는 이점을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공급망을 약화시키고, 고품질 국산 제품 개발 생태계와 소재 주권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고 지적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저가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고품질 프리미엄 강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기술 혁신과 제품 차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는 이 위기가 국내 공급망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정부와 업계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관세 정책과 품질 인증제 강화를 통해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업계는 고품질 제품 개발과 기술 혁신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