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무역 전쟁 대비 강화해야 한다

2025-02-05     엄재성 기자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제적 무역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관세 부과를 선언한 이후 대상국들 또한 즉각적 보복에 나서면서 무역 갈등 심화로 인한 세계 경제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1기 때보다 국내 경제에 더욱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과 멕시코의 경우 국내 중간재의 주요 수출국인 데다 이번 정부에서는 철강 외에 철강 수요 부문에 대한 수입 규제 또한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주력산업의 1월 수출 또한 전체적인 물량 증가에도 철강 및 수요산업 부문은 모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조선, 일반기계, 가전, 이차전지의 1월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규제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1월 수출지표는 우연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적 무역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1월처럼 철강 및 수요산업의 수출 부진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국내 철강업계에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번 무역 갈등으로 우려되는 것은 주력산업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수요 둔화와 수출 감소만이 아니다. 국내 철강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산 철강 수입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철강업계의 경우 트럼프의 관세로 미국향 직접수출과 멕시코 등을 통한 간접수출이 모두 막힐 경우 수출 물량을 아시아 시장에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된 내수 부진으로 중국 철강업계가 마진을 포기하고 밀어내기 수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해당 물량이 국내시장에 쏟아질 경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과 LNG요금이 크게 인상되어 제조원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저가 수입재가 쏟아질 경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철강 및 수요산업의 수출 둔화와 중국산 수입 물량 재증가라는 ‘이중고’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현재 진행 중인 위기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돌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상 최악의 위기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정부와 철강업계는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