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러시아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재진출 의향 있어”
對 러시아 수출 중단 후 대체 시장 확보한 기업 37.2%
러시아 수출 경험 기업 다수가 러시아 시장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2일 발표한 ‘한-러 교역 구조 변화와 향후 수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을 중단한 한국 기업의 79.2%는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긍정적 의사를 나타냈다. 수출 재개를 희망한 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1위)과 함께 ‘기존 바이어의 요청 또는 관계 유지’(2위)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한국의 대(對) 러시아 수출은 2021년 1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전쟁과 국제사회의 제재 영향으로 지난해 45억3천만 달러로 축소했다. 수출기업 수도 같은 기간 4,003개에서 1,861개로 감소했다.
러시아 수출 중단 업체들은 러시아에 특화된 제품 특성과 정보 부족으로 대체 시장 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기업 가운데 다른 국가에 진출한 기업의 비율은 37.2%에 그쳤다.
하지만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51.8%가 ‘긍정적’이라고 답하며,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러시아가 다시 유효한 전략 시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출 재개 우려 요인으로 ‘결제 및 환율 리스크(69.9%/복수 응답)’, ‘물류 및 운송환경(44.6%/복수응답)’, ‘지정학적 불안정성(43.2%/복수응답)’ 등을 기업들은 지적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업계가 필요로 하는 지원책으로 기업들은 ‘제재 관련 정보 제공’(37.5%)을 가장 많이 꼽았고, ‘금융 및 수출보험’(22.9%), ‘물류·통관 지원’(18.9%) 등에 대한 요구도 내놨다.
유서경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후 복원 수요와 인접 시장과의 연계 가능성을 감안하면 러시아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복원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교역 재개 로드맵을 수립하고, 민관이 전략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