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마늄 등 전략광물價 고공행진…고려아연 전략광물사업 '두각'
게르마늄 가격, 2023년 초에 비해 5배 급등 … 갈륨은 3.6배 껑충 안티모니 등 희소금속 안정적 공급처로 '각광'…선제적 투자 성과 '대박' 조짐
중국이 수출 통제 중인 게르마늄 가격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내에서는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고려아연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비(非)중국 주요 국가들이 국가 경제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세계 최대 방산 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MOU를 체결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각국의 전략 광물 확보 경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영국 원자재 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 자료를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게르마늄 가격은 지난 2023년 초 ㎏당 1000달러에서 이달 10일 기준 약 5000달러로 급등했다. 이는 패스트마켓이 게르마늄 가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같은 기간 갈륨 역시 t당 290달러에서 이달 15일 1050달러로 3.6배 뛰고, 안티모니의 경우 t당 9575달러에서 3만2500달러로 3.4배 오르는 등 중국이 통제하는 전략 광물의 가격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르마늄은 전투기 등 군용 장비에 사용되는 열 영상 시스템 제조에 필수적인 희귀 금속으로 중국이 사실상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다른 나라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영리 단체 실버라도 폴리시 액셀러레이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게르마늄은 작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국내 기업 중 고려아연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의 게르마늄 공급 계약 외에도 또 다른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하기로 하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중국의 통제로 전략 광물의 공급이 급감하는 가운데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희소금속이 비중국 시장에서 각광받는 모습이다.
실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달 록히드마틴과 MOU를 체결한 뒤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탈중국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최근 게르마늄과 갈륨, 안티모니 등 전략 광물 가격이 지속해 상승하고 있다는 점, 또 미국 등 주요국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의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대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해외 핵심 광물 투자 펀드 조성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광업 전문 투자사 오리온 리소스 파트너스는 합작투자 형태로 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각각 6억 달러를 출자해 초기에는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투입하고, 향후 투자 확대를 통해 최대 50억 달러까지 확대할 수 있는 구조로 알려지고 있다. DFC는 해외 투자와 관련된 기관들을 통폐합해 트럼프 1기 정부가 만든 기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자·국방·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공급망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 미국 국방부는 지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7500톤 규모의 코발트 입찰을 진행했고, 이어 7월에는 미국 희토류 생산업체 MP 머티리얼즈에 4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