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 20kW급 고온 수전해 시스템 기술 개발

국내 최초 시스템 전기효율을 83% 이상 달성 및 3,000시간 실증 운전 성공 제철·화학 플랜트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 유리하게 적용 가능

2025-09-30     엄재성 기자

국내 최초로 청정수소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시스템 전기효율을 83% 이상 달성하고 3,000시간 이상 장기 운전까지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친환경에너지연구본부 무탄소발전연구실 김영상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20kW급 연료극지지형 고체산화물 수전해 시스템의 설계-운전-평가 전주기 기술을 검증함으로써 고효율·고신뢰 고온 수전해 설계기술과 평가기술을 확보했다.

‘연료극지지형(ASC, Anode Supported Cell)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시스템’은 약 700℃ 이상의 고온에서 전기와 스팀(물)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외부에서 스팀을 공급받게 되면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로 하는 전기량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효율 저비용 수소생산이 가능하다.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고온 수전해’라고 부른다.

기계연구원

연구팀은 고온 수전해 시스템의 전기효율을 높이기 위해 외부에서 버려지는 200℃급의 폐열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스팀을 발생시키는 추가 전력 소모를 줄이고 수소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검증했다. 외부의 폐열을 활용할 시 스팀을 자체적으로 생성하는 시스템 대비 전기효율을 약 10% 이상 개선할 수 있으며 이는 대규모 산업단지나 제철·화학 플랜트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 적용하기 유리하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버려지는 폐열과 원자력 발전,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저렴한 전기를 활용하면 기존 산업용 전기 활용 대비 수소 생산 단가를 약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기계연구원이 개발한 20kW급 연료극지지형 고온 수전해 시스템은 외부 열원과 연계 시 수소 생산 전기효율이 저위발열량(LHV, Lower Heating Value) 기준 83%에 달하며 6Nm3/h 이상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알칼라인 수전해나 PEM 수전해 같은 저온 수전해 기술과 대비하여 동일한 양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소비량을 약 15%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20kW급 고온 수전해 시스템을 3,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운전하여 시스템 제어기술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시스템 장기 운전 과정에서 스팀 공급 불안정, 정전 등 다양한 이벤트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전하면서 높은 효율을 유지함으로써 상용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고효율 시스템 설계 기술 및 최적 운전제어기술을 확보했다. 궁극적으로는 수소 생산 비용 3,000원/kg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다졌다.

기계연구원 무탄소발전연구실 김영상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셀과 스택 수준에서 주로 연구되던 국내 연료극지지형 고온 수전해 기술을 시스템 단계로 확장하여 검증한 국내 최초의 사례로 고효율·저비용 청정수소 생산이 가능한 고온 수전해 시스템 설계, 운전 및 평가기술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산업 폐열 등 그동안 활용되지 못한 에너지를 연계하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 ‘대면적 고효율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평판형 셀, 20kW급 스택 모듈 및 시스템 개발’ 과제를 통하여 수행됐다. 시스템에는 차세대 고온 수전해 셀 기술(케이세라셀, 전남대, 전북대), 고성능 고온 수전해 스택 기술(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포스코홀딩스), 고효율 고온 수전해 시스템 기술(기계연, 지필로스, BHI, 푸른기술에너지)이 적용됐다. 기계연은 향후 고온 수전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전기효율 85% 이상의 초고효율 고온 수전해 시스템 설계 기술, AI 기반 고온 수전해 스택 및 시스템 상태 진단 및 수명예측 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