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과의 연결고리 강화해야

2025-10-20     엄재성 기자

국내 산업계는 미국 조지아주 사태 이후 한층 강화된 통상압박, 유럽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의 보호주의 강화로 인해 큰 악재를 맞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막무가내식 관세 부과는 자동차를 포함한 철강산업의 주요 수요산업에 상당히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등 상당수 신용평가사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해 강관과 선재, 봉강 등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업계의 시장 다변화 노력으로 인해 최근 제조업 수출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철강 수출은 감소했으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계, 선박, 석유제품, 가전 수출은 모두 증가하면서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물론 트럼프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갈수록 심화되는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수출 여건은 여전히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시장 다변화를 통해 전반적으로 수출이 반등한 것은 국내 철강업계에 큰 호재인 것도 분명하다.

문제는 주요 제조업 부문의 수출 호조가 철강산업의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특수강과 선재, 일부 판재 품목의 경우 전방산업의 경기 반등에도 국내 판매는 위축되고 수입재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조업 수출 호조에 따른 수요 증가분을 중국산 철강재가 고스란히 가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철강업계에서는 팬데믹 이후 국내 수요가들이 구매정책을 변경하면서 조선과 기계, 중장비 등 주요 전방산업과 철강산업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자동차를 제외한 산업들의 경우 최근 2~3년 동안에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국내 철강 수요와는 무관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철강은 ‘산업의 쌀’로 표현할 만큼 제조업의 가장 기초가 되는 산업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철강산업은 무너질 수 밖에 없고, 그 이후에는 높은 수입 의존도로 인해 주요 수요산업들도 공급망 위기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철강업계와 수요산업계가 모두 눈앞의 이익에만 얽매이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가치사슬을 복원하고, 정부 또한 수입재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함께 국내 산업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