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덤핑 공세 속…한중, 3년 만에 통상 협력 테이블 다시 열었다

양국 조사당국, 조사 투명성·증거 검증 방식 공유…FTA 이행 점검 병행

2025-10-21     이형원 기자

한국과 중국이 3년 만에 무역구제 협력회의를 재개하며, 급격히 복잡해진 통상 환경 속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무역질서 확립에 뜻을 모았다.

이번 협의는 한국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반덤핑 조치를 시행 중인 가운데 열려,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위원장 이재형)는 21일 중국 베이징 상무부에서 ‘제22차 한-중 무역구제협력회의’와 ‘제7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무역구제이행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 정석진 무역조사실장과 중국 측 펭타오(PENG Tao) 무역구제조사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철강금속신문DB

이번 회의는 2022년 이후 3년 만의 재개로, 양국이 통상현안 협력의 물꼬를 다시 튼 자리였다. 한국은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 방안과 현지실사 제도 운영 사례를 소개했고, 중국은 신청서 증거 요건 검증 및 계열사 관계 확인 절차 등을 공유했다.

양국은 ‘공급망 재편’과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맞물린 현 통상환경에서 무역구제 조치의 공정성 확보가 양국 모두의 이익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올해 들어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2025년 1~8월 기준 중국산 철강 관련 피해조사 신청은 11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후판에는 최대 34.1%의 관세가 5년간 부과됐고, 열연강판에는 28.16~33.10%의 잠정 관세가 9월부터 적용 중이다. 스테인리스 후판 역시 21.62%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후 수입량은 후판과 열연 모두 전년 대비 30~40% 가까이 줄며, 시장 정상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중국산 철강이 보세구역 경유나 제품 위장 형태로 우회 수입되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정부는 단속 강화와 추가 조사 착수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동국씨엠과 KG스틸 등은 중국산 컬러 및 도금강판에 대한 신규 피해조사를 신청했으며, 연말까지 추가 품목 확대가 예상된다.

한편 반덤핑 조치 이후 국산 제품의 가격 협상력이 회복되고 유통 구조도 재편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 산업은 “수입재 차단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