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K] “제품 아니라 플랫폼”…현대제철, 산업 대응 체계로 HCORE·H-SOLUTION 제시
전기차 감속기·NSR 공정·전기로 타이어코드 전시…“적용·검증·양산 체계로 메시지 전환” 전기로 고로 복합 프로세스 시제품도 함께 전시
현대제철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제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전(SMK2025)에서 두 개의 핵심 축인 ‘HCORE’와 ‘H-SOLUTION’을 전면에 배치하며 산업별 수요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공개했다.
◇ HCORE, 구조재 넘어서 전략 산업으로
HCORE는 형강, 철근, 후판 등 구조재 중심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전·내구·신뢰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건축, 플랜트, 조선 등 기존 산업군에 적용돼 왔다.
현대제철은 이번 전시에서 고강도 H형강 SHN460을 대표 적용 사례로 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올해부터 본격 공급됐으며, 현대건설 ‘마곡 더 그리드’ 프로젝트 트러스 부재에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관계자는 “SHN460은 초고층·대형 공간 구조에 적합한 강도를 갖춘 제품으로, 엄청난 압축력 등 안정성이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우선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확장 전략도 언급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향후 HCORE를 기존 건축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방산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컨테이너 ESS 인클로저나 서버랙 구조 등에서 구조용 강재 수요가 늘고 있다.”
또한 HCORE는 단일 제품 판매 방식이 아니라 산업군별 ‘토털 패키지 공급 모델’로 운영 범위를 넓힌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 제공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2026년에는 해당 영역에 집중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스 내 LPG 운반선 모형은 선급 규격 후판과 니켈강 등 특수재 적용 구조를 설명하는 역할로 활용됐다
◇ H-SOLUTION, ‘적용–검증–양산’ 체계로 전환
H-SOLUTION 전시는 전기차 전환 흐름과 직결된 구성으로 마련됐다. 부스에는 전기차용 감속기 내부 부품 4종(인풋 샤프트·감속기어·디프 드라이브 기어·차동 기어)이 실물로 전시됐으며, 소재 설계 배경과 공정 적용 방식이 함께 안내됐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전기차 감속기 적용재의 핵심 요구 조건은 치수 정밀성과 열변형 억제다.
현장 관계자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감속기 회전수가 약 세 배 이상 높다”라며 “소음 저감을 위해 치수 정밀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강재는 강도를 높이면 열변형이 커지는 특성이 있었는데, 새로 개발한 합금강(20CrStMn6-3)은 두 조건을 동시에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차동기어에는 냉간단조 공정이 적용됐으며, 기존 약 30시간이 필요하던 열처리 공정이 약 8시간 수준까지 단축된 것으로 설명됐다. 해당 공정은 현대제철이 NSR(New Spheroidizing and Refining Heat Treatment) 기술로 명명한 방식이다.
현대제철은 관련 기술이 이미 외부 검증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현장 관계자는 “4대 감속기는 2022년 NET(국가 신기술 인증) 인증받았으며, 2023년 장영실상 수상, 2024년 NSR 공정도 NET 인증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제철이 추진해 온 전기로–고로 복합 공정의 적용 제품이 공개됐다. 단순 기술 방향이나 로드맵이 아니라, 해당 공정을 통해 생산된 실제 강종이 전시물 형태로 제시된 것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스크랩 기반 전기로 용강과 고로 용선을 혼합한 방식으로 생산된 강판이다. 특히 전기로 기반 친환경 생산체계가 자동차 소재 영역까지 확장 가능한지에 대한 실증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전시에는 복합 공정 제품 외에도 1.7GPa급 MS강 시제품이 함께 공개됐다.
전기로 기반 타이어코드용 소재도 별도 섹션에서 공개됐다. 해당 제품은 주요 인증 절차를 이미 마쳤으며, 현재는 양산 라인 적용 검증과 생산 조건 최적화 단계로 진입한 상태다.
타이어코드는 강도와 내구 요구 수준이 높은 품목으로, 그동안 전기로 기반 생산에서는 불순물 제어와 성분 균질화가 상용화의 핵심 장벽으로 지적돼 왔다.
현대제철은 이번 전시에 대해 “전기로 기반 제품이 개발 단계가 아니라 산업 적용 단계에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