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결정, 대국민 공개 논의하겠다더니
좁게는 철강업계, 더 나아가 산업계와 국가경제, 지구환경에 지대할 영향을 미칠 2035년 국가온실가스 배출감축목표(NDC) 취재 과정에서 겪은 황당한 경험이자 심정을 전하려 한다.
정부는 이전 2030 NDC가 전문가 및 정부 관계자들만의 논의로 진행된 점을 보완하겠다며 의견 게재와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며 ‘누구나’ 신청하면 공청회 현장 의견 및 온라인 의견 게재, 우편 등 다양한 방식으로 NDC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방식들을 도입했다.
이는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 국민이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고 국민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최종안을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다만 막상 논의 과정에서는 정부가 이전 논의는 무시하고 단독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정부가 선정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NDC 기술작업반이 낸 48%(2018년 배출 대비 감축률) 단일안의 적정성 여부로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후에는 53%, 61%, 67% 등이 추가된 4개 시나리오 중 하나를 정하겠다며 산업부분 토론회 등에서 이 같은 내용을 기준으로 논의했다.
그런데 정부의 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논의를 마무리 짓는 종합 공청회가 열리는 아침 당일 공초회 현장에서 50~60% 또는 53~60%를 줄이는 두 범위 안 중 하나로 결정할 것이라고 일방적 발표를 내놓으면서 올해 내내 논의했던 시간과 내용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정부는 이틀 뒤 열린 당정 고위급회의에서 새로 결정했다며 ‘53~61%’라는 안을 내놓더니 이를 자체 심의, 의결했다.
결과적으로 일반 국민이나 산업계, 환경단체, 언론, 전문가 등 그 누구도 논의 한 적이 없고, 예측할 수도 없었던 NDC 목표가 설정됐다. 정부와 여당 소속 고위직 인원 소수만이 최종안 내용을 알고 의견을 낼 수 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대국민 공개 논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앞으로도 5년 단위로 매번 결정해야 할 NDC 목표치가 다시는 이러한 황당한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