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三重苦) 빠진 제련 방앗간
업계에서 흔히 “제련소는 방앗 간이다”라고 비 유를 한다. 옛날 방앗간이 농민의 곡물을 받아 찧어주고 방아삯으로 생계를 유지했듯, 지금의 제련소도 광산에서 정광을 받아 금속으로 가공하고 그 대가로 제련수수료 (TC)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방아삯’에 해당하는 TC 가 최근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지며 수익 기반이 사실상 붕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련소 전체 수익의 약 80%가 TC에서 발생하는 만큼, 핵심 수익원이 무너지자 업계의 손익구조도 급격히 악화됐다.
정광 확보 경쟁이 과열되며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경고가 현장에서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이 높은 국내 제련소들은 전력비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 악화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까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는 결국 전방 산업 전반의 원가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번지고 있다. 대안으로는 귀금속 회수 등 제련 부산물의 부가가치 확대, 재활용과 분말 소재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가 꼽히지만 정부의 지원과 관련 정책 부족 그리고 무엇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글로벌 경쟁국 대비 높다는 점이 실행을 가로막는다.
산업 특성상 전력비는 수익성의 생사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며 현재 수준이 지속될 경우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 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광난, 전력비, 정책 공백으로 업계는 이제 더이상 개별 기업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을 요구하고 있다.
규제 완화, 환경 인허가 절차 개선,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및 지원, 부 산물 처리 기술 상용화를 위한 지원책 이동반돼야 국내 제련업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미래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공급망 안정화 전략과 기술 투자 로드맵을 포함한 종합 대책이 뒷받침돼야 산업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 제련업이 지속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 하려면 제도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전통 제련 산업 쇠퇴로 방치할 것인지, 기술 고도화와 신사업 창출의 기회로 바꿀 것인지는 정부의 정책 마련 의지와 기업의 다변화 노력의 조화로운 대응 속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