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029년까지 1조5천억 원 투자…전략광물·자원순환 투자로 공급망 경쟁력 강화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2029년까지 울산을 비롯한 국내 사업장에 약 1조5,000억 원을 투자하며 전략광물과 비철금속 분야의 국가 핵심 산업 역량 강화에 나선다. 연구개발(R&D)부터 전략광물 생산, 자원 순환, 환경·안전 인프라까지 전방위 투자를 통해 소재와 핵심광물 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 허브 역할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고려아연은 우선 국내 전략광물 생산 허브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게르마늄 공장 신설에 약 1,400억 원, 갈륨 회수 공정 구축에 약 557억 원을 각각 투자해 2028년부터 게르마늄 연간 12톤, 갈륨 연간 15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00억 원 규모의 매출총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과 적외선 감지기, 열화상 카메라, 태양전지판 등에 활용되는 방산·우주 산업 핵심 소재이며, 갈륨은 전력반도체 웨이퍼와 집적회로, 광전자 소자에 필수적인 금속이다. 국내 유일 생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내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전략광물인 비스무트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선다. 고려아연은 2026년까지 약 300억 원을 투입해 비스무트 공장을 증설하며,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500톤 늘어난 1,5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스무트는 고온 초전도체와 차량 변속기 부품 등에 활용되는 금속으로,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의 비스무트 수입량 가운데 한국산 비중은 23%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글로벌 비철금속 선도 기업으로서의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한다. 고려아연은 인천 송도에 R&D센터를 신설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2028년 3월까지 약 1,500억 원을 투자하는 송도 R&D센터는 2026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며, 소재와 재자원화, 에너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핵심 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기술 기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순환 분야 투자도 이어진다. 고려아연은 2022년 말부터 1,2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동 순환자원 처리공정을 개발해 왔으며 2026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정은 폐인쇄회로기판(PCB)과 동 스크랩, 선재 등 2차 원료를 활용해 연간 3만5,000톤의 전기동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 또한, 2027년까지 약 500억 원을 투자해 납축전지 파쇄장을 증설하고 연간 20만 톤 규모의 폐배터리를 처리해 재생연 생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니켈 제련 투자도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2026년까지 약 5,200억 원을 투입해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2027년 상업운전에 들어가면 연간 4만2,600톤의 이차전지용 니켈을 생산하게 된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1,3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산소공장을 증설해 효율성을 높인다.

환경과 안전 분야 투자도 병행된다. 고려아연은 2024년부터 5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자가매립시설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시운전을 목표로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관리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1,8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통합 관제센터를 건립해 온산제련소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와 한미 경제안보 협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국 제련소 건립 투자와 투트랙으로 국내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대한민국이 글로벌 비철금속 제련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국내 투자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