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산 철강 반덤핑에도 후판 수입 10년 만에 최대…일본산까지 ‘폭격’
중국산 조였는데 총량 급증 조선용 보세 유입·일본산 유통 확장 겹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후판 수입이 1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덤핑 이후 수입 감소를 기대했던 시장의 인식과 달리 조선용 보세 물량과 일본산 후판이 동시에 유입되며 수입이 오히려 정점 구간에 재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 후판 수입량은 23만2,914톤으로 집계됐다. 지난 연말 수입은 2016년 9월 26만4,240톤 이후 약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수치로, 최근 10년을 통틀어 사실상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치는 이미 제도적으로 마무리된 상태다.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2024년 10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2025년 2월 최대 38% 잠정 덤핑방지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어 4월 24일부터 잠정관세가 부과됐으며, 8월 28일 5년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판정이 확정됐다.
그럼에도 중국산 후판 수입은 2025년 하반기 들어 뚜렷한 급등락을 반복했다. 8월 5만511톤으로 줄어든 뒤, 9월 12만1,760톤으로 급증, 10월 다시 5만톤 수준으로 내려갔다가 12월에는 12만232톤까지 재차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상적인 수요 변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박 입항 시점과 통관 일정, 보세 반입 스케줄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며 월별 통계가 왜곡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특히 9월과 12월의 12만톤대 물량은 조선업계의 보세구역 활용이 결합한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산에 이어 일본산까지 가세하며, 12월 후판 수입은 두 갈래에서 동시에 불어났다. 지난 12월 일본산 후판 수입은 10만2,980톤으로, 전월 5만812톤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일본산 후판 월간 수입이 10만 톤을 넘긴 것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일본산 후판은 그동안 조선용 중심의 안정적 물량에 머물렀지만, 엔저 환경과 중국산 반덤핑 체제가 맞물리며 유통용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을 단순 대체했다기보다, 조선용과 유통용 양쪽에서 동시에 파이를 키우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입 급증이 올해 초 후판 가격 정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2월 유입된 23만톤은 통상적인 월평균 수입 물량 10만~15만톤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이 물량이 재고로 쌓여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동남아 우회 물량이라는 또 다른 변수도 포착되고 있다. 12월 인도네시아산 후판 수입은 3,620톤으로 전월 대비 10배 이상 늘어났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이 투입된 제3국 경유 물량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