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판재 시장을 돌아보며

2026-01-12     이형원 기자

“지난해 범용 판재 시장의 화두는 단연코 반덤핑이었다.”

지난해 열연강판과 후판 시장에서는 시황과 유통가격보다 제도와 정책 이슈가 더 많이 언급됐다. 철강산업 현장에서도, 정책 논의에서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철강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정부가 이끈 반덤핑 조치는 분명했다. 조사와 관세 부과가 이어진 가운데 철강재 수입 통계도 즉각 반응했다. 중국산 후판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물량은 줄었다. 국산 비중이 확대됐다는 수치도 뒤따랐다. 다만 현장에서 체감된 변화는 통계만큼 단순하지 않은 모습이다.

열연강판과 후판 등 범용 판재 시장의 어려움은 수입 문제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다. 철강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조선업은 수주가 늘어도 후판 사용량이 늘지 않는 구조로 움직였다. 열연강판 역시 하공정 수요 둔화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아울러 제품 유통가격도 큰 폭의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반덤핑 조치 이후 가격 하한선은 유지됐으나 국내 철강시황은 수요 부진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반기 이후 시장의 시선도 달라졌다. 열연강판과 후판을 성장이나 확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목소리는 줄어든 가운데 재고 관리와 가격 조정이 더 자주 언급됐다. 정책 논의에서도 이들 품목은 전략 육성보다는 수입 대응 이후 정비가 필요한 영역으로 분류됐다.

업계 관계자는 “열연강판과 후판은 범용재 성격이 강한 품목인 만큼, 제도나 통상 환경 변화에 직접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난해는 가격이나 시황보다 범용재로서의 한계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 한 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