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을 잘 아는 차관

2026-01-19     이사무엘 기자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이달 1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2026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 격려사에서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세 가지로 압축해 명확하게 제시했다.

하나는 설비 규모 조정이다. 문 차관은 철강 범용재 부문의 주도권이 이동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철강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과잉 품목의 설비 규모 조정을 과제로 제시했다.

다른 하나는 철강산업의 고부가가치화다. 그는 범용재 시장 주도권을 뺏겼어도 여전히 철강업 강국인 나라들은 특수강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고부가가치화는 철강업계가 구조조정 등에서 명확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하나는 이전과는 다른 철강 부문 통상 정책의 수립이다. 문 차관은 “범용재 부문에서 중국이 1위인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방어적 통상 정책의 고수가 최선인지에 관해 정부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철강 등 품목에 있어 선제적이고 일부 공세적 통상 정책 추진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격려사에서 정부 메시지만큼이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문 차관이 보여준 전문성, 여유였다. 이는 한국 및 글로벌 철강산업의 역사와 구조를 이해하고 실제로 경험한 사람에게서만 보일 수 있는 것이었다. 현장에서 격려사를 들었던 한 업계 관계자는 “어린 학생도 이해할 만큼 명쾌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 그는 1997~1999년 철강금속과에서 사무관 생활을 하고, 한보철강 부도 처리와 삼미특수강 및 기아특수강의 부도 처리, 포스코(당시 포항종합제철) 민영화 작업 등 철강산업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경험한 사람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현직에 임명됐다.

올해 6월 K-스틸법 시행을 앞두고 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정부의 시행령 제정, 후속 조치들이 이어져야 하는 가운데, 철강을 잘 아는 차관의 존재가 올해 업계에 어떤 변수가 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