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열연강판에 최대 33%대 관세 건의…가격 인상 약속 병행

5년간 가격관리 추진…“시장 정상화·수급 안정 동시에”

2026-02-23     이형원 기자

정부가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관세 부과와 가격 인상 약속을 병행하는 방식의 최종 결정을 내렸다. 덤핑을 억제하면서도 수요업계 충격을 완화하려는 균형적 조치로 해석된다. 국내 산업 보호와 수요업계의 수급 안정, 한·중·일 통상 관계를 함께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2월 23일 제470차 회의를 열고 일본 및 중국산 탄소강·합금강 열연제품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렸다.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의 덤핑 수입이 국내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준 것으로 판단하고 일본산에는 31.58~33.43%, 중국산에는 28.16~33.10%의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조치는 2024년 12월 현대제철의 신청으로 시작됐다. 2025년 3월 조사 개시 이후 예비판정과 공청회, 현지실사 등을 거쳐 본조사가 진행됐으며, 현재는 잠정 덤핑방지관세가 부과 중인 상황이다. 이번 최종 판정으로 관세율과 적용 범위가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조사 대상은 탄소강 및 합금강 열간압연 제품으로, 냉연강판과 강관 등 하공정 제품의 원재료이자 자동차·조선·기계·중장비·건설·에너지 산업 등 제조업 전반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0조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산 제품과 일본·중국산 제품 간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져 왔다. 특히 저가 수입 제품 유입이 확대되면서 가격 하락 압박이 지속됐고, 이에 따른 국내 업체의 수익성 악화와 투자 여력 축소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무역위원회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저가 수입으로 인한 과도한 가격 경쟁을 완화하고, 국내 시장가격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세 부과와 함께 일부 업체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 약속’을 수용하기로 했다. 일본 JFE Steel, Nippon Steel 등 3개사와 중국 바오산 등 6개사 등 총 9개 기업이 대상이다.

이들 기업은 향후 5년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출가격을 유지하고, 분기별 가격 조정 및 이행 보고 등을 약속하게 된다.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물량에는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며, 약속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가격약속을 제안한 9개 기업은 최근 3년(2022~2024년) 우리나라 열연강판 총수입의 약 81%를 차지한다.
 
정부는 이들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국내 산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 인상 폭과 운영 방식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무역위원회는 가격약속이 원만히 이행될 경우 국산 출하량이 약 100만 톤 이상 증가하고, 시장점유율이 약 8.9%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와 가격관리 조치가 병행되면 국내 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투자 여력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수요업계의 원가 부담을 급격히 높이지 않도록 균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관세 일괄 부과 대신 주요 수출업체와 가격 인상 방식에 합의함으로써, 덤핑을 줄이면서도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조사 대상 범위에 포함되지만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공구강 등 일부 품목은 덤핑방지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편 무역위원회의 결정은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되며, 이후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 시행 여부가 확정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국내 열연강판 시장의 가격 왜곡을 완화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중국·일본과의 교역 관계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상호 호혜적인 무역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