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매립 ‘수소환원제철 단지’…포스코 하이렉스 실증 기지 구축

국토부, 포항국가산단 개발계획 변경…수소환원제철 용지 신설·개발기간 2041년까지 연장 전력 수요 114만MWh 규모…수소·전력 인프라 구축이 핵심 변수

2026-03-27     이형원 기자

국토교통부가 포항국가산업단지 계획을 변경해 수소환원제철 전용 부지 조성에 나서면서 철강업계의 저탄소 전환 구상이 실제 입지와 설비 계획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 실증 기반이 마련된 가운데 포항이 국내 수소제철 전환의 시험무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27일 고시한 포항국가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변경 및 지형도면에 따르면 포항 앞바다 공유수면을 매립해 수소환원제철 전용 부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계획에는 약 134만㎡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용지 신설과 함께 산업단지 개발기간을 기존 2030년에서 2041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제철 공정을 석탄 기반에서 수소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증 거점이 포항에 마련된 셈이다.
 

사진은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공정이다. 기존 고로에서는 코크스를 통해 생성된 일산화탄소가 환원 역할을 수행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반면 수소를 활용할 경우 산소와 결합해 물이 생성되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공정 구조도 다르다. 수소를 이용해 직접환원철을 만든 뒤 이를 전기용융로나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환원 단계에서 석탄 연소가 제외되는 만큼 생산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고시에 따라 포항국가산단 내 약 134만㎡ 규모 부지가 수소환원제철 용지로 지정됐다. 해당 구역은 기존 미지정 해면을 매립해 확보되며 전용공업지역으로 전환된다. 산업시설용지 약 117만㎡를 중심으로 제철과 재생, 전력 설비가 결합한 형태로 설계됐다.

유치 업종에는 1차금속 제조업과 조립금속, 재생산업, 전기업 등이 포함됐다. 제철 설비와 에너지 인프라가 함께 들어서는 구조로 수소환원제철 실증과 연계 산업이 동시에 집적되는 형태다.

전력 수요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산업시설 기준 연간 전력 사용량은 약 114만MWh 수준으로 추산됐으며 최대 부하는 약 17만kW 규모다. 전력은 포항제철소 자체 발전과 한국전력 신포항변전소를 통해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수소환원제철 실증이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포스코는 해당 부지를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 실증을 추진한다. 하이렉스는 미분 철광석을 유동상 환원로에서 수소로 환원해 직접환원철을 만든 뒤 전기용융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파이넥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체 공정이다.

특히 유럽 방식과 달리 미분광(微粉鑛)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원료 대응력과 공정 유연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약 30만 톤 규모 실증 설비를 2028년 가동 목표로 준비 중이며 향후 기존 고로를 단계적으로 대체하는 방향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전후 수소 기반 환원 공정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을 주요 생산 방식으로 확대한다는 구상도 제시한 상태다.

다만 에너지 인프라 확보가 핵심 변수로 남는다. 수소환원제철은 대규모 수소와 전력 공급을 전제로 한다. 실증 단계에서는 기존 발전 설비와 변전소를 활용하는 구조지만, 상업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저탄소 수소 공급망과 전력망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번 계획에는 공정 폐열을 활용한 열 공급 방안도 포함됐다. 직접열은 공정 원료를 활용하고 간접열은 폐열을 재활용하는 구조다. 다만 집단에너지 공급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분석돼 향후 에너지 효율 측면의 보완 과제도 남아 있다.

공유수면 매립을 전제로 한 사업인 만큼 해양 환경과 어업권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전력·수소 인프라 구축 비용과 함께 지역사회와의 조율 과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포항국가산단 개발기간 연장과 용도지역 변경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기존 제철소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공정 전환을 병행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수소환원제철 실증이 실제 상업화로 이어질 경우 국내 철강 산업의 탄소 저감 경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