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제철, 제철소 지능화 전략 본격화…DX실 당진 이전

판교 미래에셋벤처타워서 제철소로 이동 자동화 이후 단계…생산 판단 영역까지 확장

2026-04-09     이형원 기자

현대제철이 디지털 전환(DX) 조직 거점을 판교에서 당진제철소로 옮긴다. 제조 지능화 전략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조직 재배치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제철 DX연구개발실은 현재 입주 중인 판교 미래에셋벤처타워를 떠나 5월 당진제철소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번 이전은 DX 전략이 실행 중심으로 넘어가는 흐름 속에서 이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DX 조직은 디지털 기술 기획과 협업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나, 앞으로는 생산 현장 적용과 성과 창출 역할이 한층 강조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최근 강조하는 제조 지능화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설비를 자동으로 운전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 의사결정 자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은

생산 편성이나 공정 조건 설정처럼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주문 물량과 납기, 설비 부하, 원료 조합 등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에 기존에는 작업자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면, 지능화 시스템은 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한 생산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실제로 반제품 대체 투입이나 품질 범위 판단 등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정 조건에 따라 예상 물성을 계산하고 이를 주문과 매칭하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판단 영역까지 DX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현장과의 협업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공정 데이터 확보와 피드백 속도가 성과를 좌우하는 만큼 조직을 제철소 인근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리적 거리 자체가 기술 적용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DX가 설비 자동화 단계에서 생산 판단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현장과의 협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조직 위치를 현장 가까이 두는 것은 실행력 확보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제철은 일부 공정에서 AI 기반 모델 조업과 가이던스 방식을 병행 적용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공정에서는 시스템이 추천 값을 제시하고 작업자가 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적용 범위는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번 조직 이전은 북미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와도 연관된다. 당진제철소에서 축적한 DX 기술을 기반으로 신공장 적용 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현장 중심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