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황산 계약 갱신 거절 ‘정당’…영풍 가처분 항고 기각
항고심도 1심 유지…거래 거절 ‘합리적 사유’ 인정 고려아연 “안전·환경 리스크 고려한 결정 정당성 확인”
영풍이 고려아연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 거절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8일 서울고등법원 제25-2 민사부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거래거절금지(예방) 가처분’ 항고를 기각하고 1심 결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을 관련 법리에 따라 검토한 결과,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한 제1심 결정은 정당하다”며 항고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고려아연이 2024년 4월 15일 황산 저장시설 노후화, 유해화학물질 추가 관리에 따른 법적 리스크, 저장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영풍과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영풍은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하는 황산을 계속 고려아연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8월 7일 영풍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고려아연의 계약 갱신 거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항고심 재판부도 이 같은 1심 판단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고려아연의 거래 거절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영풍이 자체적인 황산 처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영풍이 2003년 아연 생산을 시작한 이후 장기간 황산 처리 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있었고 계약 종료 통지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대체 방안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계약 종료 통지 이후에도 약 9개월간 황산 처리 업무를 계속 수행한 점을 언급하며, 영풍이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거래 거절이 영풍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고려아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후 저장탱크 철거 등 조치를 진행해 온 점을 언급하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이번 거래 거절로 인해 영풍의 사업 활동이 현저히 곤란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양사 간 황산 처리 대행 계약을 둘러싼 분쟁은 1심과 항고심 모두에서 고려아연의 계약 갱신 거절이 위법하지 않다는 판단이 유지됐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판결이 영풍의 자체 황산 처리 역량 부재와 그에 따른 부담 전가 문제를 환기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경영과 함께 안전 관리 체계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