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열연강판 반덤핑 ‘가격약속’ 윤곽…수입 재유입 시 철강 유통價 상승세 제동
5월 계약 때 여름철 물량 유입 가능성…환율·가격약속 수준에 수입재 수익성 좌우
반덤핑 최종 고시를 앞두고 중국산 열연강판에 적용될 ‘최저수출가격’이 향후 수입 재개와 국내 유통가격 흐름을 가를 분수령으로 부상했다.
본지가 조사기간(2023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 수출가격과 덤핑마진율을 바탕으로 산식을 적용한 결과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약속은 톤당 5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수치는 확정 가격이 아닌 본지 추산이다.
통상 가격약속은 수출자가 덤핑마진을 제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출가격을 올리겠다고 약속하는 방식이다. 반덤핑 관세를 그대로 부과하는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으로만 수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 최저수출가격 톤당 530~570달러 구간 형성 가능성…환율 변수에 수익성 좌우
본지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가격약속(최저수출가격)이 조사기간 당시 저가 수출가격에 덤핑마진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준 가격이 현재보다 낮은 구간에서 출발하는 만큼 최종 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수 가격을 기준으로 한 원가 흐름도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 최근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 톤당 3,300위안 중후반대를 공장도 기준으로 환산한 뒤 수출 물류비 등을 더하면 한국향 수출 원가는 톤당 약 400달러 중후반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가격약속은 이 ‘원가성 가격’에 바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사기간 저가 수출가격에 덤핑마진 제거분을 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최저수출가격은 이보다 높은 구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본지 추정을 종합하면 중국산 열연강판 최저수출가격은 톤당 530달러에서 570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본지 추정치는 조사기간 수출가격에 덤핑마진을 반영해 산출한 값으로, 시장에서 제시된 500달러 중반대와도 대체로 일치하는 흐름이다.
다만 향후 수입 물동량의 핵심은 환율이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지가 같은 산식에 최근 원·달러 환율 1,460~1,470원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 가격약속 수준별 수입 채산성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우선 환율 1,460원을 기준으로 가격약속이 톤당 530달러일 경우 CIF 기준 원화 환산 가격은 톤당 77만3,800원이다. 여기에 하역비·통관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더하면 착지원가는 톤당 83만~84만 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조건에서 가격약속이 553달러일 경우 착지원가는 톤당 87만 원, 560달러일 경우 88만 원, 574달러일 경우 90만 원대 수준까지 높아진다.
현재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90만 원 중후반대를 형성한 가운데 최저 수출가격 수준에 따라 중국산 수입재의 수익성은 뚜렷하게 갈린다.
530달러에서는 톤당 12만 원대 차익이 가능한 가운데 553달러에서는 8만~9만 원 안팎, 570달러까지 올라갈 경우 차익은 6만 원 수준으로 낮아지는 흐름이다.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르더라도 수입재의 수익성은 일정 부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수출가격 톤당 530달러 기준 차익은 11만 원대, 550달러대에서는 톤당 8만 원대 중반 수준이다. 560달러대와 570달러대로 갈수록 차익은 각각 7만 원대와 5만 원대로 줄어드는 흐름이다.
◇ 최저수출가격 가닥…중국산 수입 재유입 시점에 시장 촉각
가격약속 수준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으면서 국내 열연강판 유통시장은 수입 물량 재유입 가능성을 계산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특히 중국산 열연강판의 최저수출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확정될 경우 일부 수입업체는 5월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통상 계약 이후 국내 도착까지 1~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5월 계약 물량은 6~7월 사이 국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수입 물량 재유입 가능성을 놓고 가격 판단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최근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90만 원대 중반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특히 반덤핑 예비판정과 잠정관세 부과, 최종 판정이 이어지며 중국산 저가 수입재 공급은 크게 감소한 가운데 국산 유통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다만 최저수출가격을 통한 중국산 물량이 단계적으로 재유입될 경우 상승 흐름은 둔화하고, 현재 가격대에서 점진적인 하향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약속이 어느 구간에서 결정되느냐가 수입 재개와 국내 유통가격 경로를 좌우할 것”이라며 “500달러 중반대 수준이라면 환율 부담을 감안해도 수입업체는 계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가격은 수입재 공백과 제조사 인상 기조가 함께 반영된 결과”라며 “가격약속 물량이 다시 들어오더라도 국산 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고점에서 점진적으로 내려오는 흐름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의 최종 확정안에서 가격약속 수준이 본지 추정치(530~574달러)를 웃돌거나, 환율·해상운임·금융비용 등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수입재의 수익성은 제한될 수 있다.